'윤석열 최측근' 검사장 "'유시민 겨냥' 채널A 기자와의 녹취록 없다"

  • 등록 2020-04-01 오전 8:47:16

    수정 2020-04-01 오전 11:19:5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MBC가 종합편성채널 채널A와 검찰의 부적절한 유착관계를 바탕으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캐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언급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A검사장이 반박에 나섰다.

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A검사장은 전날 MBC 보도가 나간 뒤 즉각 “사실무근”이라며 “신라젠 사건 수사를 담당하지 않고 있어 수사상황을 알지도 못하고 그 사건 관련해 언론에 수사 상황을 전달하거나 질의한 것과 같은 대화를 언론과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언론과 검찰 관계자를 연결해주거나 언론 취재내용을 전달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MBC 기자가 입수했다고 한 신라젠 사건 관련 (저와 채널A 기자의) 대화 녹취록이 존재할 수도 없다”며 “녹취록이 정말 있다면 보도하기 전 내 음성이 맞는지 등을 확인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MBC에도 사전에 전달했다”고 했다.

A검사장은 또 “보도가 나가기 전 제가 하지 않은 말을 제가 한 말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게 보도할 경우 부득이 법적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MBC에 알렸다”고 말했다.

전날 MBC ‘뉴스데스크’는 채널A 이 모 기자가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신라젠 전 대주주 이철 벨류인베스트먼트 코리아 전 대표에게 유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며 강압적으로 접근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기자가 지난 22일 금융사기 혐의로 수감된 이 전 대표의 대리인을 만나 유 이사장 등 여권 인사의 비위를 제보하지 않으면 검찰로부터 더 강도 높은 수사를 받거나 가족도 수사받게 될 것이라는 압박성 발언을 했다.

이 기자는 자신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검사장과 친분이 있다며 “인터넷에 쳐서 나오는 윤석열의 가장 최측근 그 검사장이다. 윤석열 한 칸 띄고 최측근 이렇게 치면 딱 나오는 그 사람”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해당 검사장과 직접 통화한 녹취록을 보여주고, 자신에게 제보하면 검찰의 선처를 받도록 최대한 돕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 캡처
채널A는 MBC 보도와 관련해 소속 기자가 이 전 대표에 대한 검찰의 선처 약속을 받아달라는 부적절한 요구를 받아온 사실을 파악하고 즉각 취재를 중단시켰다며, 내부 규정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MBC에 대해서는 취재원과 채널A 기자가 만나는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해 보도한 건 취재윤리에 어긋나고 취재 의도와 배경도 의심스럽다며 사안에 따라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른바 ‘신라젠 사건’은 ‘금융범죄 중점 검찰청’인 서울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지난 1월 해체되자 금융조사 1부에 재배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관심이 쏠렸다. 윤 총장은 검찰 안팎에서 수사력 약화 우려가 나오자 수사팀 보강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업체 신라젠은 개발 중이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기대감으로 한때 주가가 고공 행진을 했으나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이 중단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주가 하락 전 최대 주주와 친인척들이 거액의 지분을 매도한 것으로 드러나 임상 중단과 관련 미공개 정보로 주식을 거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보수진영에선 여권 인사가 신라젠 행사에 참여한 증거가 있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유 이사장이 2015년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열린 신라젠의 펙사벡 기술설명회에서 축사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당시 유 이사장은 신라젠의 최대 주주인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부탁으로 축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이사장은 한국일보를 통해 “국민참여당 지역위원장이었던 분이 요청해서 뜻있는 행사라고 생각해, 거절하지 못하고 덕담하고 돌아온 게 전부”라며 “무슨 의혹인지 몰라도 그런 게 있으면 박근혜 정부 검찰이나 윤석열(검찰총장) 사단이 나를 그냥 놔뒀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근거가 하나라도 있다면 해명해야겠지만 그런 것도 아닌 듯해서 극우 유튜버들이 마음대로 떠들어대는 걸 알지만 내버려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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