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동 붕괴사고 20분 전 "건물 흔들린다" 카톡, 답은 없었다

  • 등록 2019-07-09 오전 8:48:36

    수정 2019-07-09 오전 8:48:36

잠원동 건물 붕괴사고 당일, 건축사 직원 카카오톡 대화 재구성 (사진=JTBC 뉴스영상 캡처)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친 서울 잠원동 건물 붕괴 사고 직전 건축업체가 위험 징후를 인지한 정황이 포착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건물 붕괴 전 건축사 사무실 관계자 등 6명이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건물 이상 징후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의 대화방에서는 사고 발생 20여 분 전 “지지대가 기울고 건물이 흔들리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또 경찰과 소방당국, 서초구청에 접수된 신고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대화가 나온 지 20분 뒤, 공사 중이었던 건물 외벽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결혼을 앞둔 이모씨(29)가 숨지고 이씨와 결혼을 약속한 황모씨(31)가 중상을 입는 등 총 4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사고 당시 철거 노동자들은 대부분 1층 밖에 있어 화를 면했다.

단체대화방에 속한 건축주는 경찰에 ‘평소 메신저 대화가 활발히 오가지 않았고, 사고 당시에는 업무 중이라 메시지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전날인 3일에도 공사 관계자가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시공 업체 관게자는 “(굴착기) 기사가 이상하다 그랬다. (건물을) 좀 당기니까 흔들림이 있었다(고 말했다)”고 채널A를 통해 말했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들이 붕괴 징후를 알고도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와 공사 관계자의 과실 및 안전수칙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안전 관리 소홀 등의 책임이 드러나면 형사 입건한다는 방침이다. 서초구도 건축주와 시공업체, 감리자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이튿날인 5일 소방당국, 서초구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참여한 합동 감식 결과, 철거 작업 중 가설 지지대나 1∼2층의 기둥과 보 등이 손상된 것이 사고 원인으로 추정됐다. 감식팀은 조만간 2차 합동 감식에 나서 정확한 원인을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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