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세마트랜스링크는 사운더블에 150만 달러(한화 기준 약 17억원)의 투자를 진행했다. 80만 달러를 우선 투자한 뒤 사운더블의 요청에 따라 70만 달러를 나눠서 투입할 방침이다.
송지영 대표가 이끄는 사운더블은 소리로 질병을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회사는 현재 휴대전화로 소변을 볼 때 나오는 소리를 녹음, 어플리케이션에 적용해 전립선 등의 이상 유무를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해 분당 서울대병원 등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2007년 2월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박사를 취득한 송 대표는 LG전자에 입사해 기술 전략팀, 상품 기획팀 거쳐 LG전자 출신의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지난 해 8월 한국에 ‘다인기술주식회사’라는 이름의 법인을 설립했다. 회사는 의사, 제약업계 관련 종사자 등으로 구성된 엔젤투자가들로부터 2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스타트업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미국에서는 적은 비용에 질병 유무를 판별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미국 건강보험체계는 우리나라에 비해 미흡해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상당한 데다 사(私)보험료 또한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미국의 심부전 관련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시장의 경우 연간 17%의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22년까지 약 23억7700만 달러의 규모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대규모 투자 유치도 한국에 비해 수월하다는 점도 작용했다. 2013년에서 2017년 1분기까지의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투자금액의 75%가 미국 기업 및 스타트업에 쏠린 만큼 글로벌 투자가로부터 투자를 받을 가능성도 높다.
사운더블은 이번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비뇨기 관련 기술 상용화는 물론 숨소리로 수면 무호흡증, 천식 등을 판별하고 목소리 떨림을 이용해 파킨슨 병 진단을 하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사운더블과 같은 사례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VC 관계자는 “한국은 건강보험 체계가 잘 잡혀 있어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가 크지 않지만 진료비 부담이 큰 미국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 중”이라며 “좋은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한국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미국으로 이전하거나 미국 현지에서 창업을 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