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버핏이 말하는 주식투자

  • 등록 2017-06-04 오후 12:15:46

    수정 2017-06-04 오후 12:15:46

[이데일리 이정훈 증권시장부장] 박스권에 갇혀버린 코스피시장을 한탄하며 `박스피`를 늘상 입에 올리던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코스피지수는 역사상 단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고점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시중 유동성 상황이 나쁘지 않고 우리 기업과 경제 전망이 차츰 좋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신문과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강세장에서 소외된 개미`에 대한 얘기가 넘쳐나고 있다. 자신이 산 종목만 주가가 오르지 않은 일이 비일비재하고 "지금이라도 주식을 사도 괜찮을까" 하는 우려 섞인 고민에만 매몰돼 있는 개인들이 대부분이다. 

`투자의 귀재`라고 칭송받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지난 2014년 주주 연례서한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주식투자로 성공할 수 있는지 하는 원칙을 알려줬다. 여러 원칙이지만 이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부동산처럼 주식에 투자하라`는 얘기다. 우리가 아파트를 살 때를 생각해 보자. 일단 현재 아파트 값이 비싼지 싼지 가격 수준을 고려한 뒤 앞으로 몇 년간 적어도 하락하지 않을 것 같다더나 오를 것이라는 판단을 한다. 그리곤 아파트를 구입할 지역을 고른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 주변 입지와 학군은 어떤지, 앞으로 나올 만한 호재는 없는지 알아보는 정도의 노력을 한다. 그렇게 아파트를 사면 매일매일 내 아파트 값이 어떤지 살펴보진 않는다. 몇 년이 지나서 주변 시세가 뛴다거나 아파트 값이 올랐다는 얘기가 들리면 구체적인 시세를 알아본 뒤 팔지 더 살지를 결정하게 되는 식이다. 

버핏은 이런 식으로 주식에도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주식에 투자할 때 시장과 업황의 큰 그림을 본 뒤 개별 주식에 대해서는 전문가처럼 속속들이 파악하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주가가 회사 가치에 비해 싼지 아닌지, 업황이 좋아질 것인지 정도만 보면 된다는 것. 또 시세가 뛴다고 추격 매수하거나 하락한다고 물타기성으로 매수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아파트 투자에서 그런 것처럼 말이다. 또 하루하루 가격 변화에 신경쓰지도 말라고 강조한다. 한 마디로 기관투자가 등에 비해 전문성이나 정보량이 떨어지는 개인투자자들로서는 우량하면서도 값이 싼 주식을 골라 장기 투자하는 게 정답이라는 얘기다. 

최근 국내 증시 상황을 보면 이같은 버핏식(式) 투자 원칙이 우리에게도 먹혀들 수 있는 시기가 된 것 같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이익환원 확대,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등 중장기적으로 기업 체질이 좋아지고 그 기업에 투자하는 주주들에게 과실이 돌아오는 구조가 자리잡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도 본격 회복국면에 접어들어 우리 기업들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경제도 반등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멀리 내다보는 장기투자가 성공할 수 있는 여건도 그 어느 때보다 확실하게 무르익은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이제 거둘 때가 됐다. 이미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들은 한국 시장에 대한 리레이팅(재평가) 스토리에 올라탄 상태다. 오랜만에 우리 증시가 의미있는 상승세를 보일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고 있다. 단기간내 목돈을 벌겠다는 투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길게 내다보고 우량하면서도 아직 덜 오른 종목을 선별해 내거나 자산운용사들이 내놓는 펀드를 골라담는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이상 증시 랠리를 그림의 떡으로 여기거나 땅 산 사돈의 배아픈 얘기처럼만 받아들이고 있을 필요가 없다. 랠리에서 소외된 개미들의 이야기는 스스로가 초래하고 있는 셈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