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동복업체, 너도나도 '북유럽 스타일' 속내는..

실용적, 자연주의, 세련된 이미지 내포
국내, 중국 시장 모두 공략하는 교집합
'친환경' 느낌 中시장내 성장가능성 커
  • 등록 2015-04-09 오전 9:15:28

    수정 2015-04-09 오전 9:15:28

한세드림이 중국 상하이 환치우강에 선보인 모이몰른 복합매장 1호점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최근 유아동복 업계에 ‘북유럽’ 바람이 불고 있다. 해외 직구로 눈을 돌린 국내 젊은 엄마들과 유럽 스타일을 선호하는 중국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기 위해서다.

북유럽 스타일이란 스웨덴, 스위스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의 특색을 담은 것으로 영국이나 이탈리아 등 유럽 대륙의 화려한 스타일에 비해 색상이 단조롭고 수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디자인이 간결하고 실용적이며 지연주의 성향이 강해 젊은이들의 선호도가 높다.

지난달 보령메디앙스(014100)는 ‘뮤아(MUAA)’를 론칭했다. 0~5세 유아동을 위한 침구류, 의류, 액세서리 등을 생산하는 브랜드다. 뮤아는 북유럽 느낌을 살리기 위해 스칸디나비아 반
보령메디앙스에서 지난달 선보인 북유럽스타일 유아동복 브랜드 ‘뮤아’.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볼 수 있는 빨간 여우, 부엉이 등을 캐릭터로 만들었다.
도에서 볼 수 있는 빨간 여우, 자작나무 숲에 사는 부엉이, 고슴도치, 스칸디나비아 소녀 등을 소재로 캐릭터를 만들었다.

한세드림은 작년 하반기 유아복·용품 브랜드 ‘모이몰른’을 한국과 중국에 동시에 론칭했다. 모이몰른은 이름부터가 북유럽 느낌이다. ‘안녕, 구름’이라는 뜻을 가진 핀란드어와 스웨덴어의 합성어다.

제로투세븐(159580)의 아동 아웃도어 브랜드 ‘섀르반’은 브랜드명이 ‘자연을 닮은 순수한 아이들’이라는 뜻의 스웨덴어다. 북유럽 이미지가 내포한 ‘자연주의’를 브랜드 철학으로 삼고, 매년 숲체험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실용· 자연주의’..韓·中 시장 모두 공략

유아동복 업체들이 이렇듯 너도나도 북유럽에 눈을 돌리는 것은 국내와 중국 시장을 모두 잡을 수 있는 교집합이기 때문이다.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젊은 엄마들의 취향을 맞추면서 동시에 중국에서는 고급스런 유럽 브랜드로 다가가려는 복안이 숨어있다. 실제 ‘모이몰른’은 중국인들에게 유럽 브랜드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유아동복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성장가능성이 큰 스타일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아동복 시장이 저출산과 해외 직구 등의 영향으로 침체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14억 인구의 중국 시장은 최근 산아제한 정책을 완화할 조짐을 보이며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약 24조 원으로 집계됐으며 올해 28조 원을 돌파
중국 백화점에 입점한 ‘섀르반’ 매장
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령메디앙스의 경우 작년 국내 사업 매출은 줄었지만 중국 천진법인은 지난해 매출이 7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82%나 증가했다. 제로투세븐 역시 중국법인이 6년간 연평균 3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매출(293억원)은 전년보다 14.5% 성장했다. 국내 사업이 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북유럽 스타일은 중국 내 성장가능성이 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이몰른은 대륙에 입성한 지 6개월 남짓한 시간에 상하이 최대 쇼핑몰인 환치우강 매장을 포함한 4개점을 열었다. 섀르반도 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제로투세븐 관계자는 “아웃도어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중국에서 아동 아웃도어브랜드 섀르반이 매장을 확대해나간다는 것은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에 대한 우호적인 반응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 문제가 심각한 중국에서 ‘자연주의’에 ‘실용성’과 ‘세련된 이미지’를 더한 북유럽 키워드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며 “중국 시장 공략에 무게를 두면서도 국내 시장을 버릴수 없는 유아동복 업체들에게 북유럽 바람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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