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태풍' 하이옌으로 필리핀 사망자 1만2000명 육박

초토화된 중남부 지역
도시 타클로반에서만 1만명 사망
인근 사마르 섬 2300명 사망 추정
  • 등록 2013-11-10 오후 2:55:46

    수정 2013-11-10 오후 9:08:21

필리핀 중남부 지역을 강타한 슈퍼 태풍 ‘하이옌’(Haiyen)으로 10일(현지시간) 사망자가 1만2000여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지난 8일(현지시간) 레이테 섬의 주거지가 완전 폐허로 바뀐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필리핀 중남부 지역을 강타한 슈퍼태풍 ‘하이옌(Haiyan)’으로 사망자 수가 최대 1만200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필리핀 중부 레이테(Leyte)주(州) 주지사 도미닉 페틸라는 9일 저녁(현지시간) 지역관리들과 가진 대책회의에서 자체 추정치를 근거로 이같이 밝혔다고 외신이 10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들 사망자는 대부분 익사하거나 건물이 무너지면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테 지역의 건물 80%는 이미 초토화가 된 상태다.

특히 하이옌의 직격탄을 맞은 레이테의 주도 타클로반(Tacloban)의 피해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도로와 공항 등이 모두 폐허로 변했으며 주변 도로 곳곳에 시신이 방치되어 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타클로반 행정관 텍선 림과의 인터뷰에서 “타클로반 지방에서만 최대 1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이 지역의 총 인구 20만 명 가운데 1만 명이 목숨을 잃은 셈이다. 그는 또 현장에서 약 300∼400구의 시신이 이미 수습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필리핀 적십자사는 타클로반 일대에서 12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추정했지만 실제 피해는 그보다 훨씬 심한 것으로 보인다.

인근의 사마르 섬 1곳에서 300여명이 사망하고 약 2000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다른 사마르 지역들의 경우 여전히 구조대 접근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 상황조차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피해현장을 둘러본 세바스천 로즈 스탐파 유엔(UN) 재해조사단장 역시 “약 22만명의 인명을 앗아간 2004년 인도양 쓰나미 직후와 비슷한 규모의 피해가 났다”고 밝힌 바 있다.

타클로반 외에도 알바이 등 36개주에서 약 428만명이 피해를 봤으며 34만2000명이 공공대피소 신세를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7개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사태를 비롯해 산사태, 폭풍 해일이 이어져 주민들이 적잖은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하이옌이 10일 10일에 베트남에 상륙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후 이 지역의 약 50만 명이 안전지대로 긴급 대피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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