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이 실패할 경우 3사 가운데 최소 1개 업체는 문을 닫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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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자동차 `빅3`의 걸음걸이는 비대해진 몸집을 감당치 못하고 멸종한 공룡을 연상케 한다. 맏형 격인 제너럴 모터스(GM)는 76년간 지켜온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 자리를 도요타 자동차에 뺏겼고, 포드 자동차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126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크라이슬러는 모기업인 다임러크라이슬러에게 버림받고 사모펀드인 서버러스의 손에 운명이 내맡겨진 상황이다.
◇`1개社는 망한다`..의료보험 개혁 절실
자동차 3사로서는 이번 UAW와의 협상에서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절박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시점이다. 시장의 기대치도 한껏 높아져 있다. 미국 시장 판매량이 곤두박질치는 가운데서도 GM과 포드의 주가는 협상을 앞두고 10% 뛰었다.
`빅3`와 UAW 협상의 중심에는 퇴직자를 위한 연금보험이라는 난제가 서있다. 자동차 3사가 부담해야 하는 퇴직자 연금보험은 1000억달러 규모. GM의 지난해 전체 매출 2073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이르는 엄청난 액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퇴직자 연금보험이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시간당 노동 비용을 급증시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 업체들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70달러 수준인 시간당 노동비용을 최소 20달러 이상 줄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醫保 펀드전환 `산넘어 산`..비용부담·조달방안 난제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자동차 3사가 도출해낸 비책은 퇴직자 연금보험을 UAW가 관리하는 공동 의료보험 펀드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굿이어타이어가 노조와 합의해 1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만든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문제는 공동 의료보험 펀드를 신설하는 것 또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데 있다. 펀드 수익률이 부진할 경우 부담을 노조가 떠안아야 한다는 원칙적인 문제가 첫번째 난관이다.
펀드 신설을 위한 부담이 큰 것 또한 문제다. 전문가들은 공동 의료보험 펀드를 만들기 위해 자동차 3사가 지출해야 할 비용이 최소 350억~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향적 합의없이 미래도 없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UAW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협상이 결렬될 경우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도 빼놓지 않고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미국 업계의 상황이 어떻든지간에 세계 자동차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미국 업체들이 변모하지 않고서는 이같은 격전장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 업체 오토모티브 리서치의 데이비드 콜 대표이사는 "의료보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며 "자동차 3사가 장기적인 수익성을 재고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사라져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