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아웃룩)일 증시, 올해도 "격동"

금융개혁 향방 "태풍의 눈"
  • 등록 2003-01-02 오전 11:31:11

    수정 2003-01-02 오전 11:31:11

[edaily 권소현기자] 올해 일본 증시는 디플레이션과 은행 부실채권 처리에 관한 정부 정책, 기업들의 실적개선 여부 등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지만 일단 격동을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데에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에도 일본 증시는 정부 관계자의 말 한마디, 언론 보도, 루머 등에 따라 변덕스럽게 움직였다. 그만큼 일본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정부가 은행 부실채권 처리라는 큰 현안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해를 넘겨버리면서 올해 증권가 관심은 역시 정부의 정책에 모아지고 있다. 닛케이지수가 빠질대로 빠졌다며 올해 15%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10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20%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은행 부실채권 처리방안 "태풍의 눈" 소비자물가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등 디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예산은 적자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비관론자들은 은행 부실채권 처리에 대해서 정부가 미온적인 입장을 취하든 과감한 정책을 쓰든 모두 걱정된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정책이 미온적일 경우 근본적인 구조조정을 바라는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높아질 것인 반면 과감할 경우 기업 도산과 실업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하야미 마사루 일본 은행(BOJ) 총재 후임으로 누가 결정될 지다. 하야미는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설정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정책에 대해서는 반대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하야미 후임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BOJ 총재 교체와 9월 있을 집권여당인 자유민주당의 총재 선거가 올해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히고 있다. UFJ츠바사 증권의 야마기시 나가유키 전략가는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며 "닛케이가 여름께 7000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부가 피폐해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서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T&C 홀딩스의 히로시게 카츠시코 수석 펀드매니저는 "닛케이는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며 "그러나 올해 주식을 사기에는 최고의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미즈호투자증권의 사토 마사토시 전략가는 이같은 정치적인 변화와 기업 실적증가에 대한 희망으로 닛케이가 올해 말 1만1000선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다. 메릴린치의 나가요시 하야토 전략가는 "기업들이 상호보유주식을 2004년 9월까지 해소해야 하기 때문에 2004년이 돼서야 공급-수요 상황이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닛케이는 1만2000선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기업 실적도 눈여겨봐야 기업들의 실적 호전 여부도 일본 증시의 방향을 가를 주요 요인이다. 하가누마 치사토 노무라증권 전략가는 상반기(4~9월) 여러 제조업체들이 감원, 인수합병, 비효율 생산시설 폐쇄 등의 구조조정으로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얻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최고경영자(CEO)는 "비관적인 시각이 지나치게 많다"며 "일본이 가지고 있는 강점도 많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곤 최고경영자가 경영을 맡으면서 닛산은 흑자기업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또 고임금 등 기업들을 귀찮게 했던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곧 해소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무라의 하가누마는 "30대와 40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높아지고 고참서열제가 점차 사라지면서 기업들의 인건비 지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낙관론자들은 이같은 어려운 시기를 거치며 그동안 부실했던 기업들이 수익성 확보에 보다 초점을 맞추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들은 대출 기준을 강화함으로써 수익을 높일 것이고 대출 기업들에게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하가누마는 말했다. 그는 닛케이가 올해 말 1만2000선까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UFJ츠바사증권의 야마기시 전략가는 "구조조정은 지속될 것이지만 그 효과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구조조정으로 인한 수익성 향상은 올해 정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도 은행주는 먹구름..유망 종목은? 일단 부실채권 처리 기준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은행주에 대해서는 암울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밖에 전략가들은 포트폴리오에 일본 기술주들 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기침체에 보다 영향이 적은 내수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하가누마 치사토 노무라증권 전략가는 유통주와 원자재 제조업체, 부동산 관련업체들이 잠재적으로 매수할만하다고 추천했다. 일부에서는 제지업체과 철강업체들을 권유하기도 했다. T&C의 히로시게 펀드매니저는 도요타와 혼다자동차가 핵심 사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항공과 은행 등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관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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