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군산 교사 “10년 중 가장 힘들다”…교장 가구까지 날라

6학년 담임 맡으면서 추가 업무 잔뜩 떠안아
예산까지 담당...주말도 일 할 정도 격무 시달려
교장과 업무 방식 갈등...개인 민원 처리하기도
  • 등록 2023-09-05 오전 9:52:48

    수정 2023-09-05 오전 9:52:48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 아래로 투신해 숨진 초등학교 교사가 생전 과도한 업무와 학교장 갑질로 인해 지친 상태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A교사가 동료에게 보낸 카톡 내용.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교사는 6학년 담임 업무 외에 방과 후, 돌봄, 정보, 생활, 현장 체험학습 등 상당히 많은 업무를 전담했다. 또 B교장과의 업무처리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아왔을 뿐 아니라 사적인 일에도 동원돼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A교사는 예산 관련 업무까지 배정받아 B교장과 자주 소통해야 했다. 주말에도 업무포털에 접속해 일을 해야 했을 정도로 격무에 시달렸다.

한 동료 교사는 “A교사가 결재서류를 올릴 때 ‘교장이 어떻게 해도 반려할 거다’라는 말을 자주했다”면서 “또 교장의 개인적인 민원도 처리해 왔다”고 말했다.

실제 A교사는 같은 학교 동료 교사와 함께 B교장 관사에 놓을 가구를 나르는 데 동원되는 등 개인적인 민원까지 처리해 왔다.

이와 관련해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같이 근무한 교사들도 A교사와 교장 사이에 문제가 있었다는 진술을 했다”면서 “고인 장례식장에서 A교사의 임용 동기들과 학교 관리자들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A교사와 동료교사간 대화 내용.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A교사는 숨지기 며칠 전에도 “머리가 아프다”며 여러 차례 조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에는 한 동료 교사에게 “나도 이제 나름 10년 했는데 이렇게 학교 생활 힘들게 하긴 처음이다”라거나 “학교 일로 스트레스받아본 건 처음이다” 등 과도한 업무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숨지기 전날 있었던 회식 자리도 거절했다. 이날 회식은 업무에 힘들어하는 A교사를 위해 동료 교사와 관리자급 교사가 마련한 자리였다.

A교사의 업무량과 관련해 B교장은 “언급한 업무를 A교사가 담당한 건 맞다”면서 “아직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입장을 밝힐 때는 아니다”고 답했다.

또한 A교사의 업무가 다른 교사들보다 많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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