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이나 근긴장 이상증 등의 운동장애에서 주 증상 외에 손 떨림이 동반될 수 있으며, 그 원인을 알기 어려우면 ‘본태성 진전’이라고 부른다. 본태성 진전에서는 보통 안정된 상태에서는 떨림이 없지만, 자세나 동작을 취할 때 떨림이 생긴다. 글씨 쓰기, 젓가락질 등 일상적 행위 중 발생할 수 있고 긴장하면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 본태성 진전, 약물 치료 VS 수술 치료 비교
본태성 진전으로 인한 손 떨림에는 우선 약물 치료를 실시하며, 환자 중 3분의 2는 이를 통해 증상이 개선된다. 하지만 증상 개선 효과가 기대보다 미미하거나 약물 부작용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서 고혈압·당뇨 등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환자의 약물 순응도가 낮은 경향이 있다. 환자마다 적합한 약물의 종류 및 용량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 진료를 통해 개개인에게 가장 효과적인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 치료 효과가 불충분할 경우 수술 치료가 고려된다. 수술은 떨림과 관련된 신경회로에 있는 시상 ‘중간 배쪽핵’을 표적으로 하며, 일반적으로 ▲고주파 응고술 ▲심부 뇌 자극술 ▲방사선 수술 ▲초음파 수술 4가지 방법이 있다. 모든 수술은 국소마취 하에 실시된다.
|
◇ 기존 수술 방법의 장단점- 고주파 응고술/심부 뇌 자극술/방사선 수술
고주파 응고술은 두개골 천공 후 전극을 삽입해 표적을 열 응고시키는 수술법이다. 효과적이지만 표적의 온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고, 병소가 비교적 크게 형성돼 신경학적인 합병증 발생률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심부 뇌 자극술은 두개골 천공 후 전극을 삽입해 고주파 전기 자극을 가하여 표적을 기능적으로 억제하는 수술법이다. 수술 후에도 전기 자극 모드를 조절하여 질병 진행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기계를 심는 것이기 때문에 하드웨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전류 발생 장치를 수년마다 교체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방사선 수술은 고용량의 방사선을 조사하여 병소를 파괴하는 치료법으로 피부 절개나 천공이 필요하지 않아서 고령의 환자에게 가능한 옵션이다. 그러나 증상 개선 및 후유증 발생 여부를 수술 중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수술법과 달리, 방사선 수술은 치료 효과가 수개월 후 나타난다. 따라서 수술 중 오직 영상에 기반하여 간접적으로 표적을 정해야 하고, 이때 표적 위치가 정확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감소하거나 신경학적인 후유장애 발생 가능성이 있다.
◇ 새롭게 등장한 치료법- 고집적 초음파 수술
최근 MR 온도계를 통해 조직의 온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적정 에너지를 표적에 전달하는 것 또한 가능해져 초음파 수술의 활용 빈도가 늘어났다. 실제로 2016년 미국 FDA 승인 이후 빠르게 확산하여 전 세계 의료기관 100여 곳에서 활발히 실시 중이다.
이 수술법은 초음파 에너지를 단계적으로 올리면서 떨림이 개선되는지, 신경학적 이상 증상은 없는지, 표적 위치는 적절한지 평가를 함께 진행한다. 또한, 치료 중 자기공명(MR)영상 가이드에 따라 병소의 위치, 크기, 실시간으로 병소가 만들어지는 모습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이 장점이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이은정 교수는 “수술 후에도 하드웨어 문제가 없고, 후유증이 있더라도 대부분 일시적이고 경미하기 때문에 특히 안전성 측면에서 다른 수술에 비해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