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췌장암도 암세포가 지닌 유전자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나타난다. 눈으로 보기에 똑같은 크기의 췌장암이라도 유전자에 따라 성질이 판이하게 다르다. 어떤 암은 느리게 진행하는가 하면, 어떤 암은 빨리 증식하고 전이된다. 또 어떤 암은 특정 항암제에 잘 치료되는가 하면, 어떤 암은 치료효과가 적고 부작용에 시달리게 만든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정철운 외과 교수(맞춤형암치유병원 원장)은 “암을 치료할 때 같은 암이라도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진다”며 “같은 장기에 생긴 암이라도 그 암을 초래한 유전자의 특성이 다르다면 그에 맞는 치료방법이나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검사로 환자에게 맞는 적합한 치료 찾아
특히 기존의 유전자 분석 기술이 암 유전자가 있다 없다 만을 알려주는 ‘아날로그 방식’이었다면 NGS는 암세포 1개의 DNA까지 정량화할 수 있는 ‘디지털 방식’이다. 즉 NGS로 특정 유전자가 전체 암 덩어리에서 몇 퍼센트나 있는지 정량화가 가능하고 치료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유전자의 변화 양상까지 찾아낼 수 있다.
그렇다면 비용은 얼마나 들까? 2011년 췌장암으로 사망한 스티브잡스는 암을 치료하기 위해 인류 최초로 개인 유전체 서열 분석(Whole Genome Sequencing)을 의뢰했다. 당시 비용은 약 1억 원. 그러나 올해 3월 조건부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본인부담금은 50~100만 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정 교수는 “기존의 암 유전자 검사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의 차이는 기존 암유전자 분석 검사로는 30일 이상 소요되던 시간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이용한 암유전자 패널 검사를 시행하면 1~2주로 단축된다는 점이다”면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은 현재 폐암, 유방암, 난소암, 대장암, 혈액암 분야에서 활발히 적용되며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