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크레딧]회사채시장에도 한파…AA급도 안 팔린다

이달 AA급 이상 미매각률 10.5%
실적악화 여파…발행물량 과도
  • 등록 2015-11-29 오후 12:10:00

    수정 2015-11-29 오후 12:10:00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전국 곳곳이 영하권 추위로 떨어지면서 겨울에 접어들었음을 느끼는 요즘 회복 기운이 감지되던 회사채시장에도 다시 한파가 들이닥쳤다. A급 회사채는 물론 우량등급으로 간주하는 AA급 이상 회사채마저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주에는 SK텔레콤(017670)(AAA)과 롯데제과(004990)(AA+) 롯데렌탈(AA-) 등의 수요예측이 진행됐다. 결과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최상위 신용등급에 해당하는 SK텔레콤은 2500억원 규모의 발행물량 중 콜옵션이 부여된 15년물에서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고 10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을 시행한 롯데렌탈은 고작 3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그나마 롯데제과는 평균 유효경쟁률 1.5 대 1을 기록하면서 자존심을 지켰다.

앞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지난주에 결과를 내놓은 기업들인 SK하이닉스(000660)한화테크윈(012450) SK루브리컨츠 연합자산관리 아시아나항공(020560) 등도 100%에 못 미치는 유효경쟁률을 기록했다. 그 여파로 SK하이닉스와 SK루브리컨츠, 연합자산관리의 경우 발행금액을 조정했다.

특히 우량등급인 AA급 이상 회사채의 수요예측 부진은 이례적인 일이라 주목할만하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GS EPS와 한화테크윈 롯데렌탈 등 AA급 회사채의 발행예정금액 3000억원 가운데 미매각 금액은 235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이달 AA급 이상 회사채 미매각률은 10.5%로 높아졌고 지난달 3.3%까지 떨어졌던 전체 등급 미매각률은 지난 2013년말 이후 근 2년만에 최고치 수준인 14%까지 뛰었다.

회사채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투자심리 악화 기조가 우량등급으로까지 전이된 것은 기업들의 잇따른 실적 부진이 일차적 배경으로 지목된다. 국내 주요 기업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조 단위 손실을 내면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들 전반에 대한 불신의 벽이 높아진 것이다.

아울러 미국의 금리 인상과 연말 기관들의 북클로징(결산)을 앞두고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기업들이 몰린 탓도 있다.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수요는 많지 않은데 발행물량이 쏟아지니 결국 수요예측에 실패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이경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수요예측 물량은 많으나 연말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주에는 SK(034730)가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에 나서며, SK텔레콤(3000억원)과 삼성물산(028260)(2000억원), 신한은행(3000억원) 카카오(035720)(1500억원) 한화(000880)(1500억원) 롯데렌탈(1000억원) 오뚜기(007310)(600억원) 등이 총 1조556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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