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를 83만원으로 인상하면서 고려아연도 7일 맞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의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MBK의 공개매수가 75만원보다 약 10%가량 높은 83만원에 자사주 공개매수 카드를 내놓은 바 있는데, MBK측이 83만원으로 공개매수가를 또 높이면서 고려아연의 예상 시나리오에서 벗어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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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의 자금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기보유 현금성 자산과 최근 2조7000억원의 단기차입으로 유동 현금이 충분하다. 이번 고려아연의 단기차입 과정에서 진행한 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의 신용평가의 의견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지난 6월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2조1277억원으로 단기차입금(8683억원)을 1조2594억원 상회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연간 약 1조원 규모의 영업현금창출력(OCF)을 보유해 단기채무상환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신평사들은 평가했다. 최근 3조10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추가 조달하면서 재무구조가 일시적으로 악화했지만, 그동안의 무차입경영으로 보유자산의 담보 제공여력도 높은 편이다.
즉, 공개매수가를 추가로 올릴 남은 실탄도 충분하다는 의미다. 지난 2일 공시한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15.5%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해 고려아연은 ‘자기자금’ 1조5000억원과 ‘차입금’ 1조2000억원을 자금출처로 밝혔다. 차입금 출처는 이번에 금융기관(하나은행·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빌린 단기차입금의 일부다.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이 자기 자금이냐를 놓고 일각에선 논란을 제기했으나 돈에 꼬리표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고려아연의 자금여력은 남은 금융기관 차입금 5000억원을 포함해 법인계좌에 예치된 현금성자산 1조6000여억원과 CP(기업어음) 발행액 4000억원 등으로 충분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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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이 공개매수가 인상을 통해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에 남은 세 가지 변수를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지난 2일 기각된 가처분과 별도로 영풍 측이 법원에 자사주 매입이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며 제기한 공개매수절차중지 가처분을 신청결과에 따라서도 흐름이 바뀔 수 있다. 고려아연은 이미 재판부의 판단을 거친 ‘재탕’이라며 반발했지만 영풍 측은 자사주 매입의 차입금을 문제삼고 있다.
마지막 변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심의한 국가핵심기술 판정이다. 만약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되면 향후 MBK가 외국 자본에 매각할 때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번 공개매수가 치킨게임 양상으로 나타나면서 어느 쪽이 이기든 ‘승자의 저주’가 불가피한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단기간 경영권 분쟁 이외에 주가가 오를만한 재료가 없는 만큼 공개매수 종료 후 주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고, 이후로도 경영권을 놓고 이사회 다툼과 법적 분쟁 등 여진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