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원희목 당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진단한 K바이오의 판도변화다. 원회장은 이날 “2025년에는 글로벌 매출 1조원을 넘기는 국산신약이, 2030년에는 매출10조원을 넘어서는 국내 제약사가 각각 출현한다”면서 “2035년 의약품 수출이 10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4년이 흐른 지금 돌이켜보니 원회장의 예견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다. 당시에는 원회장의 거침없는 자신감이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가 들었다. 원회장의 혜안은 무엇보다 글로벌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블록버스터 신약 1호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눈앞의 현실로 바뀌자 더욱 설득력을 얻고있다.
특히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허가를 받은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는 늦어도 2025년 매출 1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나아가 얼마 전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회장은 “2030년 매출 12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매출 10조원을 넘는 1호 K바이오가 될 것이라고 확언, 원회장 예측에 힘을 실어줬다.
블록버스터 신약 확보 여부는 한 국가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판단하는 대표적 가늠자로 꼽힌다. 무엇보다 제약·바이오 내수시장이 좁은 한국과 같은 경우 신약 1개로 매출1조원을 돌파한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신약을 자체 개발, 세계 시장에서 상용화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중요성이 각별하다.
실제 이데일리가 자체 집계, 분석해보니 5년 내 한국은 최소 5개의 블록버스터 신약을 보유한 제약산업의 강자로 거듭나게 된다.[11월8일자 이데일리 기사 참조.잇단 매출1조 돌파,블록버스터 신약 탄생 임박...1호 주인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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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전체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1조클럽’ 으로 불리면서 메이저 주자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1조클럽 대신 ‘블록버스터 클럽’이 대세가 될것이다. 요컨대 K바이오는 블록버스터를 확보,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제약·바이오 기업군과 이를 구축못해 여전히 내수용으로 머물고 있는 마이너 기업군으로 분류될 것이다.
지금껏 K바이오에 있어 양적 성장이 주류를 이뤘다면, 블록버스터 탄생은 규모의 경제 달성은 물론 질적 도약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것을 상징한다. 나아가 블록버스터 신약이 등장하게 되면 K바이오가 반도체, 자동차에 뒤지지 않는 무궁한 잠재력을 갖췄다는 것을 재평가받는 계기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