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공정에 높은 온도가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고해상도를 낼 수 있는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OLED 디스플레이에 적용한 제품까지 만들어 소재기술을 자립화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00도 이하 온도에서 픽셀 크기를 3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만들 수 있는 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국내 최초로 OLED 마이크로디스플레이에 적용했다고 9일 밝혔다.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진이 저온공정이 가능한 포토레지스트 소재로 만든 OLED 디스플레이용 기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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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는 빛을 받으면 화학적 특성이 달라지는 포토레지스트라는 소재로 얇은 막에 세밀한 픽셀을 형성해 만든다. 포토레지스트는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하지만, 소재를 만들거나 이를 다루는 기술이 어려워 수입 제품에 의존해왔다.
해당 소재는 높은 온도에서 공정을 해왔는데 기존에 많이 쓰인 LCD 디스플레이는 구조상 유리막이 있어 높은 온도에서 공정을 해도 문제가 없었다. 반면, 차세대 디스플레이 중 하나인OLED는 높은 온도에서 빛을 내는 발광다이오드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낮은 온도에서 공정이 가능한 소재 기술 개발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SKC 하이테크앤마케팅, 동진쎄미켐에서 포토레지스트의 핵심원료인 안료를 국산화했다. 이를 적절히 배합하면서 낮은 온도에서도 색이 균일하게 도포될 수 있는 포토레지스트 소재를 만들고, OLED에 적용했다.
이후 검증작업을 거쳐 개발된 소재를 국내 S기업에 독점 공급했다. S기업이 올해 출시한 스마트폰의 모바일용 OLED 디스플레이 패널에 실제 소재가 적용됐다.
조남성 책임연구원은 “정부와 기업, 출연연이 함께 국가 과제를 통해 원천 소재를 국산화했다”며 “우리나라가 디스플레이 산업 종주국 지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