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이 지난 6월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규제자유특구 심의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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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정부가 비수도권 지역에 덩어리 규제를 풀어 혁신산업 육성을 촉진하는 ‘규제자유특구’가 수도권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그간 비수도권 지역으로 한정된 획일적인 특구 운영 방식에서 산업 변화와 기업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특구 모델을 개발해 혁신산업 ‘전초기지’로서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특구 참여 기업들은 후속 투자유치와 인재 확보 기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규제자유특구 시즌2’ 정책과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연구용역은 중기부 산하기관인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맡기로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 2년간 규제자유특구 운영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새 정부에서 추진할 중점 과제를 발굴해 나가는 차원”이라며 “경제환경과 기업 수요에 대응하는 다양한 특구 유형을 개발하는 등 사업 안착화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4월 ‘규제자유특구법’(규제자유특구 및 지역특화발전특구에 관한 규제특례법) 시행에 따라 정부가 지정하는 규제자유특구는 비수도권 지역에 규제를 풀어 신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제도다. 특구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은 규제 제약 없이 마음껏 신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한다. 정부는 기업이 연구개발이나 사업화에 필요한 자금이나 세제 혜택을 지원한다.
현재 원격의료를 비롯해 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자율주행, 탄소 융·복합, 수소연료, 산업용 대마, 무인선박 등 산업 분야에 5차에 걸쳐 총 28개 특구를 지정한 상태다. 현재까지 기업 350여 개가 특구 사업에 참여해 9500억원 규모 투자유치와 1800여 명의 일자리 창출하는 등 성과를 냈다. 지난 2019년 7월 1차 특구로 지정된 경북 배터리 리사이클링 특구의 경우 GS건설, 포스코케미칼 등 대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누적 투자 금액이 55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지역산업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 규제자유특구 지정 현황. (사진=중기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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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각에서는 현행 특구 제도가 비수도권 지역으로만 한정돼 규제 완화 효과가 작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구 이외 지역이 보유한 산업 인프라나 인력 등 자원을 활용하기 어려워 ‘칸막이’로 작용할 우려가 있는데다가, 대다수 기업이 몰린 수도권은 아예 지정 대상에서 배제해 성과가 반감된다는 지적이다.
강원 원격의료 특구에 참여 중인 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대표는 “지방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아무리 좋은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해도 홍보가 잘 안 되는 단점이 있다”며 “벤처 캐피탈도 대부분 수도권에 있기 때문에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지적을 반영해 중기부는 획일적인 지역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다른 지역과 특구 제도를 탄력적으로 연계·운용할 수 있는 ‘지역연계형’, ‘전국형’ 등 특구 모델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특구의 확장성을 제고하기 위해 수도권으로 지정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재 규제자유특구법에 따르면 특구는 비수도권 지역으로만 지정이 한정돼 있다. 이미 중기부는 지난해 말 내부적으로 특구 수도권 확대를 검토했지만, 법령 개정 등 준비해야 할 작업이 많아 과제로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실증사업 종료 후에도 특구 지역에 사업자가 정착하고 기업 집적화를 통해 산업단지에 준하는 공간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다만 수도권 확대나 특구 모델 다각화는 규제자유특구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정부와 정치권 내 법령 개정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희재 서울대 교수는 “많은 인재와 기업이 수도권에 몰린 점을 고려하면 규제자유특구 초기 수도권을 배제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수도권을 포함해 지역과 업종에 상관없이 포괄적으로 지원하면 기업들에게 더 큰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부겸 국무총리(왼쪽 세번째)가 지난달 1일 오후 전북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차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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