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참치가게 ‘A’는 참치해체쇼 동영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세를 얻었고, 가게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던 중 다른 사람이 ‘A’를 상표로 등록받았으니 가게이름을 바꾸거나 사용료를 내라는 경고장을 받았다. 도시락 업체 ‘B’는 상호를 등록한 뒤 기린도형과 그 아래에 ‘B co. Ltd’를 작은 글씨로 기재한 로고를 부착·판매했고, 맘까페, 블로그 등에서 ‘기린 도시락’으로 입소문이 났다. 그러나 어느날 다른 사람이 ‘B’를 상표등록 받았으니, 이를 사용하는 행위는 상표권 침해에 해당된다는 경고장을 받았다.
특허청은 상표등록을 먼저 받았다고 해서 기존에 계속 쓰던 상표나 상호 사용이 모두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을 내렸다. 상표법은 특정 요건을 갖춰 상표를 사용하는 선의의 선사용자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즉, 그 등록상표가 출원되기 전부터 부정경쟁의 목적 없이 사용한 결과 △해당 분야(수요자·거래사회)에서 잘 알려져 있거나 △상호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선의의 선사용권자로서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목성호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내가 쓰던 상표를 다른 사람이 등록받은 경우 소정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해 사용은 가능하지만 적극적인 권리행사는 어렵다”면서 “안정적인 사업운영을 위해서는 사업 시작단계부터 상표등록을 통해 불필요한 분쟁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