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에 韓 수출 1조 감소"…반도체·철강·화학, 짙어진 먹구름

  • 등록 2019-05-12 오후 1:30:06

    수정 2019-05-12 오후 1:30:06

포스코 제품창고에 열연코일이 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당초 기대했던 것과 달리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한국 수출기업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양국 간 무역전쟁으로 한국 수출액이 약 1조원(8억7000만달러) 이상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 가운데,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전세계 무역 둔화라는 간접적 영향까지 더해 부정적 영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美, 對中 관세 부과 확대…“韓 수출액 감소 이미 1조”

12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정부는 9~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오히려 협상이 진행 중이던 10일 미국은 예고대로 2000억달러, 5745개 대중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율을 25%로 인상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취한 세번째 관세 부과 조치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4월 2일 500억달러, 1333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어 같은 해 7월 10일 앞서 관세를 부과한 품목을 제외한 2000억달러, 5745개 품목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미국의 조치는 지난해 7월 10% 관세를 부과한 품목들에 대해 관세율을 추가 인상한 결과다.

미국과 중국이 전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6%로, 전세계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매우 크다. 특히 한국의 미국 및 중국 수출 비중(38.9%)은 전세계 국가 중 대만(40.6%) 다음으로 높다는 점에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중국의 미국 수출 감소에 따라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중간재 수요가 하락하는 직접적 악영향은 물론, 중국 자체 성장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라는 간접적 악영향도 상존한다.

당장 미국의 세번에 걸친 대 중국 관세 부과로 이미 한국 수출액 감소 규모가 1조원을 넘는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500억달러 대상 25% 관세 부과에 따라 한국의 대 세계 수출 1억9000만달러 감소 △2000억달러 대상 10% 관세 부과에 따라 한국의 대 세계 수출 2억7000만달러 감소 △2000억달러 대상 관세율 10%서 25% 확대에 따라 한국의 대 세계 수출 4억 1000만달러 감소 등으로 영향을 파악했다. 한국의 대 세계 수출액이 총 8억7000만달러(한화 약 1조249억원)가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의 예상 파급경로.(자료=한국무역협회)
간접적 영향 ‘후폭풍’까지…반도체 비롯 철강·화학 ‘먹구름’

문제는 이같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될수록 간접적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교역 부진은 비단 관세 때문만이 아니라 브렉시트와 중국 내수경기 둔화 등도 영향을 주고 있지만, G2의 무역분쟁이 특히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미국의 대 중국 관세 부과에 따른 한국 수출 영향은 관세의 직접적 영향 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지연, 금융시장 불안, 유가하락과 같은 간접적 영향을 감안시 앞서 추정한 결과보다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의 중국 수출 중 가공무역 비중이 높은 반도체, 전기기기, 철강, 화학 등 품목에 영향이 클 것으로 보여 우려감은 더욱 높다. 이들 업종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난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위기는 이미 가시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마당이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4조120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무려 64.3% 감소했고,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역시 68.7% 줄어든 영업이익 1조3664억원에 그쳤다.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 역시 반토막 신세를 면치 못했다. 석유화학 빅3 1분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LG화학은 2754억원(전년 동기 대비 -57.7%), 롯데케미칼은 2957억원(-55.3%), 한화케미칼은 983억원(-42.8%)으로 집계됐다.

철강업계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여파가 행여 다른 전세계 국가들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까지 우려 대상이다. 이미 한국산 철강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정해진 철강제품만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상황. 또 유럽연합(EU) 세이프가드 적용으로 수출량 확대에도 발목이 잡혀있다. 포스코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2029억원, 현대제철은 212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14%, 27.62% 감소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자료=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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