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③“취업·컨설팅 서비스도 AI가 핵심”

美 컬리너리에이전트 윤준석 공동창업자·CTO 인터뷰
  • 등록 2017-09-24 오후 12:15:55

    수정 2017-09-24 오후 12:15:55

[뉴욕=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는 예전에 상품 진열을 사람이 일일이 했다. 프로덕트 매니저가 인기 있는 상품을 실시간으로 홈페이지 위쪽에 반영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제 프로덕트 매니저는 부문별 쇼핑섹터 운영 만을 책임진다. 대신 AI(인공지능)가 실시간으로 가장 잘 팔릴 만한 상품을 직접 판단하고 등록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만난 스타트업 ‘컬리너리에이전트(culinaryagents.com)’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윤준석(사진)씨는 “취업 알선 같은 전통적인 서비스도 이제 AI가 핵심”이라며 “모든 합리적인 결정을 AI가 내리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컬리너리에이전트는 윤준석씨가 CTO로 지난 2014년 공동 창업한 미국의 취업 중개 서비스다. 요식업계가 주요 대상으로, 구직을 원하는 요리사와 레스토랑을 연결해 주고 레스토랑에서 소개료를 받는다.

요리사가 자신의 경력과 주요 장점을 컬리너리에이전트에 입력하면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가장 적합한 레스토랑과 더 필요한 기술 등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미국 벤처캐피탈 두 곳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며 유사 서비스 중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요식업계는 ‘커리어’라는 게 희미하다. 단순 주방보조부터, 요리사, 메뉴개발, 위생부분을 총괄 관리하는 총괄 셰프 등 여러 단계의 직종이 있지만 대부분 시급 10달러에 일하는 단순 보조들은 이 일에서 미래를 내다보고 열정을 갖기 힘들다. 이들에게 기술을 통해 직접 커리어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윤 CTO는 “요식업계의 이력서를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통해 분석해 보면 사람마다 쌓인 경력에 따라 앞으로 유망한 진로를 예측할 수 있다. 그러한 플랫폼을 만드는 게 CTO의 일”이라며 “가령 호텔 카페 바리스타가 생각할 수 있는 커리어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개인 창업 등일텐데 거기까지 가기 위한 단계에서 필요한 경력과 라이선스가 무엇인지 우리가 체계적으로 제시해 준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창업시 예전에도 AI와 머신러닝은 존재했다. 하지만 그는 실제 생활에 본격 적용되기 시작한 걸 보니 4차 산업시대가 온 모양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윤 CTO는 “예전 스타트업 쪽에서는 AI 이론쪽에 투자가 많이 이뤄졌는데 지금은 구축된 AI 엔진을 사용해서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쪽에 돈이 몰리고 있다”며 “이론을 만드는 단계는 지났고 이를 실제 유용한 서비스로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윤 CTO는 국내에서 군복무와 대학을 마친 토종 한국파다. 1999년 대학을 졸업 후 한 스타트업에 취직했고 개발자로 일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동창 찾기 서비스 ‘아이러브스쿨’이 옆 사무실이었을 정도로 주변에 성공하는 곳도 많았다.

그가 미국에 건너 온 것은 뭔지 모를 갈증을 느꼈기 때문. 윤 CTO는 “당시 국내 벤처업계에는 학벌 같은 일종의 유리천장 같은 게 좀 있었는데 우연히 미국에 나왔다가 직접 여기서 창업을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도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미국으로 건너온 뒤 그는 2008년 ‘이미지 스페이스 미디어’라는 애드테크 플랫폼을 창업해 2012년도에 회사를 매각하면서 ‘엑시트’에 성공했다. 이후 2014년 대만계 최고경영자(CEO)와 컬리너리에이전트를 창업했고, 회사 일 외에도 스타트업 컨설팅 및 엔젤 투자를 겸하고 있다. 현재 뉴욕 내 ‘한인창업협회(KSE)’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회사 ERA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을 미국에 소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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