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달아 우주만이 아닌 극을 이끌어가는 우주비행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과연 고도의 훈련을 받은 우주비행사이지만, 이들도 사람일터라 질병에 노출되면 속수무책이 되기 쉽다. 특히 한치 앞도 움직일 수 없는 척추?관절 질환일수록 더욱 그렇다. 이에 우주 속에서의 허리상식을 자생한방병원 박종훈 의무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우주에 가면 허리가 아프다?
정답은 ‘그렇다.’ 우주비행사는 우주로 올라갈 때 자기 몸무게의 몇 배에 달하는 힘을 받는다. 말 그대로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야만 대기권 바깥으로 도착할 수 있다. 따라서 아무리 고도의 중력훈련을 받은 우주비행사가 우주에서 기절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우주에 도착하더라도 우주비행사는 무중력상태에 노출된다. 이 때 우주비행사는 척추가 늘어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등근육에 부담이 걸리므로 매우 고통스러워 진다. 우주비행사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강인해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중력의 영향을 안받으므로 시간이 지나면 허리 통증은 자연스레 사라진다.
정답은 ‘그렇다.’ 영화 ‘마션’의 배경이 되는 화성은 한참 낮에는 영상 5도까지 올라가고 밤이 되면 영하 100도까지 곤두박질친다. 평균 기온 역시 영하 60도 밖에 되기 않기 때문에 허리 주위 근육은 수축되거나 긴장돼 굳어지게 된다. 또한 온도가 낮아지면 우리 몸은 추위를 느끼면서 혈관이 수축되고, 혈액순환이 느려진다. 이때 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이 뻣뻣해지면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이는 곧 요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척추뼈 사이의 쿠션이라 할 수 있는 디스크(추간판)에 영양 공급도 줄어들어 작은 외부 충격에도 쉽게 부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영화 속 ‘맷 데이먼’처럼 체온유지를 위해 화성 탐사차 안에서 핵물질 난로를 이용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 지구에 무사 귀환했지만…골다공증 걸린다?
정답은 ‘그렇다’이다. 무중력 상태로 인해 우주비행사 몸의 연골은 많이 상하게 된다. 특히 무중력 상태에서는 뼈에 일상적으로 작용하는 힘과 무게가 없으므로 외부환경에 맞춰 파골세포가 뼈를 분해해 점점 삭아서 없어진다. 우리 몸의 뼈는 태어날 때부터 만들어지고 파괴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이때 뼈를 생성하는 세포의 기능보다 골을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기능이 더 우세하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며 뼈의 강도와 밀도가 감소하는 골다공증이 발생한다.
◇ 우주에 가면 키가 큰다?
이 역시 ‘그렇다’이다.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에 갈 때마다 평균적으로 3~7cm가 자란다.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는 척추 사이에 연골이 조금씩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최초 우주비행사인 이소연 씨는 우주정거장 생활 하루 만에 키가 3cm 자랐다고 알려져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우주에서 허리 둘레는 약 6~10cm 정도 줄어들고 다리도 가늘어 진다. 우주에서는 혈액이 심장과 머리로 몰려 그 만큼 허리와 다리 부피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혈액이 머리로 이동함에 따라 얼굴은 평상시보다 훨씬 부풀어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