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제2롯데월드 '구원투수' 노병용 사장에게 '돌직구'가 필요한 이유

  • 등록 2015-01-11 오후 4:59:57

    수정 2015-01-12 오전 8:39:07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롯데그룹이 위기에 빠졌다. 서울 잠실에 123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인 ‘제2롯데월드’ 건축·운영과 관련, 안전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그룹 전체의 이미지가 끝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이런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를 ‘제2롯데월드’ 운영과 123층짜리 초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공사를 총괄하는 롯데물산 대표로 임명한데 이어 지난 9일 출범한 제2롯데월드의 안전관리를 총괄하는 ‘안전관리위원회’의 안전관리본부장을 함께 맡겼다.

롯데그룹 최고참 CEO인 노 대표에게 제2롯데월드 문제를 해결하라는 특명을 내린 것이다.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
노 대표가 넘어야 할 산은 만만치 않다. 제2롯데월드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의 임시사용승인 이후 저층부에 한해 임시 개장을 했지만 3개월 동안 아쿠아리움의 누수 현상과 영화관 진동, 공연장 공사 인부 추락사, 캐주얼동 출입문 탈락사고, 지하주차장 바닥 균열 등 크고 작은 사고가 13차례나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또 잠실 일대의 싱크홀 발생과 석촌호수의 물빠짐 현상 등이 제2롯데월드와 연관이 있다는 우려까지 퍼지면서 환영받지 못하는 곳이 되고 있다. 실제로 제2롯데월드는 주말에도 손님들이 많이 찾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위기 상황에 노 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안전하지 않다는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빠르면서 과감한 ‘돌직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동안 롯데는 문제가 발생한 후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 뒤늦게 해명하고 나서는 ‘뒷북 대응’을 계속해 왔다. 이것이 불신의 주원인이 됐다.

서울시에서도 이 같은 롯데의 안전 관리 처리 방식에 대해 비판하며 신속하고 투명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대응 시스템을 만들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제2롯데월드의 안전성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사고 발생 시 대응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노 대표는 안전관리위원회의 실무를 책임지는 안전관리본부장으로 이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홍보 미흡에 대한 지적이 많았던 만큼 홍보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홍보를 거의 하지 않던 롯데물산이 노 대표가 맡은 후부터 본격적으로 홍보를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일로 풀이된다.

그는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은 안전을 넘어 모든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며 “제2롯데월드를 안전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월드에서 안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신속·과감하게 대응에 나서는지가 향후 롯데월드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노병용 대표의 능력이 빛을 발할지 마지막 불꽃으로 끝이 날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전망했다.

▷노병용 대표는 연세대학교을 졸업하고 1979년 롯데백화점에 입사, 기획담당 이사와 잠실점장, 판매본부장, 롯데미도파 대표이사를 거쳐 2004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07년부터 대표이사로 승진한 후 지난해까지 7년간 롯데마트를 이끌며 유통업계 최장수 CEO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해 말 롯데물산 대표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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