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인줄 알았는데..알고보니 뇌수막염

오한·고열 감기증상과 비슷
방치땐 뇌출혈·패혈증 유발
치료 늦으면 사망할 수도
백신 접종하면 90% 예방
  • 등록 2012-05-15 오후 12:20:00

    수정 2012-05-15 오후 12:2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15일자 31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회사원 윤정연(여·34·가명)씨는 일주일 전부터 춥고 열이 나는 몸살 기운이 있었다. 감기이겠거니 생각하고 휴가를 내고 몸조리를 했지만 증상이 나아지기는커녕 두통과 고열 증세가 더 심해졌다. 병원을 찾아 검사해본 결과 뇌수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뇌수막염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바이러스나 세균, 결핵균 감염이 원인이다. 군대나 대학교 기숙사에서 단체 생활을 하는 경우 잘 걸린다. 38℃ 이상의 고열과 두통이 주된 증상으로 감기와 비슷해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목이 뻣뻣한 느낌이 들면서 앞으로 머리를 굽힐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병조 고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 만성질환자는 뇌수막염이 뇌출혈, 패혈증과 같이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감기 증세가 장기간 지속되거나 고열이나 두통이 유달리 심하다면 뇌수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30대 여성이 두통으로 괴로워하고 있다(사진=고대의료원 제공)

질환을 방치해 뇌에 염증이 심해지면 뇌가 붓는 뇌부종이나 뇌출혈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신에 염증이 퍼지는 패혈증이나, 호흡곤란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치료 후에도 뇌신경 마비, 간질발작, 보행 장애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뇌수막염 중에서도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뇌수막염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 회복되기도 한다. 하지만 세균 감염에 의한 뇌수막염은 즉시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한다.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항생제 치료는 약 2주일간 지속한다.

결핵균 감염에 의한 뇌수막염은 뇌수막염 중에서도 치료 기간이 가장 길다.폐결핵 치료에 쓰이는 항결핵 약을 1년 정도 복용해야 나을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뇌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90% 이상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청결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으로 적정한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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