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펀드결산)③불완전판매 도마에 오르다

글로벌IB 부실 `깡통펀드`로 이어져
곳곳서 분쟁..`분산·장기투자론` 위기
자통법 시행앞두고 판매자 중요성 부각
  • 등록 2008-12-18 오전 10:50:00

    수정 2008-12-18 오전 11:10:38

[이데일리 이진철 김유정기자] `분쟁, 소송, 환매중단, 수익자총회 등등..`
 
2008년 펀드시장은 분쟁과 소송 시비 등으로 얼룩지며 투자자는 물론 자산운용사 등 업계도 힘든 한해였다.
 
원금 손실과 그에 따른 불완전판매 시비, 역외펀드의 환손실에 따른 투자자 불만 급증, 펀드 환매 중단과 고성과 욕설이 오간 수익자총회 등에 이르기까지 펀드를 둘러싼 고통은 업계와 투자자들의 마음을 멍들게하기 충분했다.

◇ 리먼파산 여파 `깡통펀드` 등장.. 펀드 불완전판매 쟁점화

▲ 미국의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은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상품과 투자자들의 자산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펀드판매시 판매자의 역할의 중요성을 여느때보다 절실히 느끼게 했다.

우리CS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우리은행에서 집중 판매했던 `우리파워인컴파생상품펀드`는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원금의 80%가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금융감독원은 불완전판매에 대한 투자자 손을 들어줬고, 문제를 제기한 투자자에 한해 손실의 50%를 물어주기로 결정했다.

이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 중 일부는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는 것과 별도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작년 10월말 출시된 후 4조원의 자금을 모으는 기염을 토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 역시 투자자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불과 1년만에 원금이 반토막 수준까지 손실이 발생하자 해당 펀드 투자자들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의견을 모으고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환율 급등으로 역외 해외펀드에서 환헤지를 위해 은행과 선물환계약을 맺은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졌다. `제2의 키코(KIKO)`사태라는 말이 나올 지경에 이르렀다.
 
역외 해외펀드 선물환계약을 맺은 투자자중 일부는 해당 은행 등을 상대로 소송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역외 해외펀드 판매사 대부분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등 은행이라는 점도 고객들로 하여금 은행권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나 합작회사들은 펀드 소송이 줄을 잇자 `돌다리도 두들겨보자`는 식의 펀드약관 점검 등에 나서기도 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외 본사측에서 펀드 약관을 일제히 다시 살펴보라는 지시가 내려와 일일히 재점검했다"고 말했다. 

◇ 펀드 장기·분산투자 효과는 없다?
 
▲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는 `블랙스완(Black swan)`이라는 말을 유행시킬 정도로 예측하지 못했던 거대한 위기였다. 전 세계 금융자산 가격을 한꺼번에 끌어내렸다
올해 유난히 깊었던 펀드 원금손실을 계기로 성공투자 방법으로 믿어왔던 `장기 분산투자`라는 원칙도 자칫 흔들릴 위기에 처하고 있다.
 
특히 국내와 해외 증시의 상관계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분산투자 효과마저 희석되고 있고 있다. 아울러 2~3년 투자한 펀드도 원금손실 범위에 들어가면서 장기투자의 회의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역사적으로 주식시장의 등락은 항상 반복돼 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장은 "국내시장의 리스크 분산을 위해 해외시장에도 투자를 했지만 올해는 해외시장이 더 많이 하락해 분산투자 효과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그러나 "해외시장은 전망이나 개별종목 분석이 어려운 만큼 잘 아는 국내시장의 비중을 높이되 성장성이 부각되는 중국 등 해외시장에도 일부 투자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하락장에선 효과가 없었지만 다시 상승장이 오면 분산투자에 대한 장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길 제로인 전무도 `비정상적` 상황에서 발생한 위기를 추세적 문제로 발전시켜 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최 전무는 "올해와 같이 전 세계 금융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 분산투자 효과를 볼 수 없는 것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이 회복기에 진입해 비정상적 상황을 탈피할때면 분산투자 효과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전무는 "시장 회복기가 오면 투자지역이나 자산에서 반등 속도 등에 확연한 차이가 발생, 분산투자 효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재룡 동양종금증권 자산관리컨설팅 연구소장 역시 독특한 위기 환경 속에서 분산·장기투자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정상적 상황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현상은 아니라고 밝혔다.
 
우 소장은 "올해는 `블랙스완(Black swan)`이라는 말이 세계적으로 유행할 정도로 특이한 시장 환경이 이어진 한 해였다"며 "이런 시장에서는 분산투자의 효과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장기투자의 중요성에도 변함이 없다는 의견이다. 그는 "최근 3~5년 장기투자한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침체기 속에서도 손실이 크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며 "이는 마켓타이밍을 예상해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것이야말로 리스크가 큰 투자 방법"이라고 밝혔다.
 
우 소장은 "향후 5년, 10년뒤 올해를 돌아보면 `2008년과 같은 투자적기가 또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지 않겠느냐"며 "진정한 장기투자는 `아무 때`나 `아무 자산`을 사서 무조건 오래들고가는 것이 아니라 `좋은 때`에 `좋은 자산`을 사서 오래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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