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고구마 가격이 급등하면서 겨울 대표 간식 중 하나인 군고구마가 제2의 붕어빵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팥 가격 상승 등 원재료가 부담으로 붕어빵이 길거리에서 사라지면서 ‘붕세권’(붕어빵+역세권)이란 신조어가 생겨났듯 군고구마도 품귀현상을 빚을 수 있다는 얘기다
|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군고구마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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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19일 기준 국내산 밤고구마 가격은 10kg당 3만 6140원으로 전년 동기 3만 1643원대비 14.2% 올랐다. 전달(3만 965원)과 비교하면 16.7%, 평년대비로는 15%가량 높은 수준이다.
고구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고구마 수확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고구마는 밤 기온이 낮아야 성장이 빠른 작물이다. 하지만 올해는 폭염과 더불어 일교차도 크지 않아 작황이 부진했다. 이에 고구마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15~2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구마 출하량 감소 및 가격 상승으로 겨울 대표 간식인 군고구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붕어빵 역시 팥, 식용유 등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노점들이 자취를 감췄다. 이에 ‘붕세권’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고 붕세권 리스트를 공유하는 것이 유행할 정도로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국내산 붉은 팥 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40㎏당 79만 4200원으로 전년 대비 73.7% 급등했다. 수입산 역시 40% 이상 올랐다.
붕어빵, 군고구마 등 겨울철 노점 간식은 그동안 저렴한 가격이 장점으로 꼽혔다. 따라서 원가 상승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판매를 포기하는 상인들이 늘면서 점차 길거리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
다만 노점 수요가 편의점과 일반 카페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편의점 CU에 따르면 이달 19일까지 군고구마 매출은 전월동기 대비 68% 급증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붕어빵과 군고구마를 찾는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최근 고구마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미리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두었기 때문에 당분간 군고구마 가격 인상이나 판매 중단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