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후속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당국이 티메프의 재무상황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시정하기 위한 명령권 등이 없어 관리 부실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전자금융업자의 감독 수준을 일반 금융회사 수준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 티몬·위메프(티메프) 피해자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환불 등을 촉구하는 릴레이 우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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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에 따르면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금융당국의 전자금융업자에 대한 감독 권한에 있다. 현행법은 금융위의 허가를 받은 금융회사와 전자금융업자에 한하여 경영지도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경영 건전성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자본금 증액, 이익배당 제한 등 경영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위에 등록한 업체들은 경영개선 조치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즉, 금융당국이 경영개선과 관련해 감독권을 행사할 마땅한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티메프 사태에서 금감원의 감독·관리 부실에 도마에 올랐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티메프의 ‘경영개선 이행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티메프는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분기마다 ‘경영개선계획 이행실적 보고서’를 금감원에 보고했다. 보고서에는 직전 분기 정상화 계획과 이행 여부 등이 함께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티몬은 자기자본 개선 계획과 관련해 한 번도 달성을 이룬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2022년 6월 금감원과 경영개선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던 당시 22%였던 유동성 비율은 지난해 1분기 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동성 비율은 올해 1분기 11%로 다소 개선됐다. 위메프 역시 자기자본 개선 계획을 달성하지 못했다. 금감원과 MOU 체결 당시인 2022년 상반기 기준 유동성비율은 37.2%, 자기자본은 -1179억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2961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가 악화했고, 유동성 비율은 19%를 기록했다.
티메프는 경영개선 계획 미달성 사유로 마케팅 비용 과다 지출을 꼽았다. 티몬은 2023년 3분기 “회사의 운영 기조에 따라 공격적인 판촉 운영에 따라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펼친 결과 관련 비용이 상승했다”고 했다.
특히 자기자본 개선의 주요 계획인 신규 투자 유치는 번번이 실패했다. 위메프는 작년 4분기 신규 투자 유치 실패와 관련 “투자 시장의 전반적인 위축으로 인해 본 기간 동안 투자유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투자시장 환경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티메프 사태의 감독·관리 부실 지적에 ‘제대로 된 권한을 주지 않고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억울해하는 측면이 있었다. 김 의원도 이런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등록 대상인 지불결제회사를 겸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거래 규모가 지난해 230조원으로 크게 늘어나 금융당국의 경영에 대한 감독권과 명령권을 허가 대상 수준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영개선을 위한 감독과 규제를 허가를 받은 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가 아니라 등록된 전자금융업자로까지 확대해 모든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의 경영개선에 대한 책임 및 규제를 강화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