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K배터리, ESS로 보릿고개 넘는다

EV 매출 줄었지만 ESS는 두 자릿수 성장
ESS용 LFP 배터리 시장 진출 '저울질'
"안정적 투자재원 확보 관건...정책금융 등 필요"
  • 등록 2024-08-04 오후 5:12:05

    수정 2024-08-04 오후 7:08:27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배터리 업계가 인공지능(AI) 수요에 맞춰 북미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전기차 캐즘, 즉 일시적 수요 충격을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으로 돌파한단 전략이다. 그러나 영업 현금흐름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공격적 투자 재원 확보에 애로를 겪고 있는 만큼 정부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삼성SDI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사들 전기차(EV)용 배터리 매출이 주춤해진 사이 ESS 부문의 두자릿수 성장세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올 2분기 실적발표에서 ESS용 양극재 판매가 전분기 대비 8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문별 매출 비중이 8%에서 13%로 올라섰다. 3분기 역시 북미 ESS 시장 확대로 단결정 양극재 판매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배터리 업계의 우울한 실적에도, 삼성SDI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비결 역시 ESS가 꼽힌다. 부문별 실적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삼성SDI는 전기차(EV)용 배터리의 이익감소에도, ESS 실적은 반등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셀 3사 중 미국 정부 보조금 제외 시 유일한 흑자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최대 전력 기업인 넥스트에라에너지로부터 1조원대 ESS 프로젝트를 수주,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 공급 물량 확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삼성SDI의 주력 ESS는 중국계가 주도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이 아닌 삼원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로 주로 국내 소재사들과의 공급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북미 AI 시장의 급성장으로 폭발적 전력수요가 대기하는 만큼 ESS 시장이 새로운 수주 경쟁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 IT업계가 RE100(재생에너지 100%)을 달성한 상태로,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 수립 시 이들은 선제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보 전략을 수립하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적 전력생산 특성상 ESS 배터리 설비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한화큐셀의 4.8GW(기가와트) 규모 ESS배터리 공급계약이 이 같은 계약 구조에서 나온 것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 IT 기업들은 RE100 달성을 위해 미리 재생에너지 전력을 확보하고 데이터센터 증설에 나선다”고 말했다.

관건은 글로벌 ESS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다. 글로벌 ESS 시장은 지난해 기준 CATL, BYD, EVE 등 중국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의 비중은 합산 점유율로 9%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무게가 나가지만 가격과 안정성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LFP 배터리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저가형 LFP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데다, 재무 여력도 떨어지고 있다.

윤성훈 중앙대 융합공학부 교수는 “무겁지만 화재 등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LFP의 안전성도 앞으로 3년간 실증적인 검증을 거쳐야 한다”며 “ 한국 업체들은 안전성과 효율성을 강화한 LFP 기술개발에 집중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는 전기선박, ESS 등 다양한 분야로 어플리케이션이 확대될 것이 명확하나 당장에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필요한 안정적 투자 재원확보가 현재로선 최대 경영 화두”라며 “정책금융기관과 정부의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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