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쟁당국, MS-블리자드 인수 금지 가처분 소송

"본안 심의 앞두고 인수 이뤄지면 피해 커"
"핵심 인력 빼내거나 사업계획 변경 우려"
가처분소송 기각시 MS 유리한 고지 오를수도
  • 등록 2023-06-13 오전 9:49:15

    수정 2023-06-13 오전 9:49:33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10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막아달라는 인수금지 가처분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FTC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낸 신청서에서 “MS와 블리자드가 언제든지 거래를 완료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시 금지 명령이 필요하다”며 소송 제기 이유를 밝혔다.

이어 “딜이 이뤄질 경우 MS는 액티비전의 운영및 사업 계획을 변경할 수 있고, 블리자드의 중요한 정보에 접근하거나 핵심인력을 뺏아갈 수 있기 때문에 금지 명령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FTC는 지난해말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시장경쟁을 크게 훼손한다며 인수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이 재판은 8월부터 열리는데, 본 소송이 끝나기 전에 MS가 서둘러 블리자드와 인수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판단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MS는 원래 내달 18일에 딜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MS 측은 FTC의 가처분 신청 계획에 대해 오히려 환영 입장을 밝혔다. MS는 “우리는 사건을 연방 법원에 가져갈 수 있어 환영한다”며 “미국에서 법적 절차를 가속화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시장에 더 많은 선택권과 경쟁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만약 가처분 승인이 기각된다면 향후 본안 심사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때문으로 풀이된다.

MS는 지난해 초 687억달러에 달하는 블리자드 인수를 발표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FTC는 해당 인수가 미국 게임시장의 경쟁을 크게 저해한다고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영국의 경쟁당국 (CMA) 역시 이번 딜을 불허하면서 MS와 블리자드는 궁지에 몰렸다.

다만 EU 집행위는 지난달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승인하면서 기사회생한 상황이다. MS와 블리자드는 EU집행위로부터 독과점 우려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게 큰 도움이 됐다. 당시 MS는 블리자드의 인기게임 ‘콜 오브 듀티’ 등을 경쟁사인 소니, 엔비디아 등에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EU집행위는 이를 근거로 경쟁제한 우려가 적다고 판단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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