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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069960)은 더현대 서울이 개점 이후 1년 6개월간 총 150여 개의 신진 토종 패션 브랜드를 선보였다고 7일 밝혔다.
더현대 서울은 지난해 오픈 당시 ‘쿠어’, ‘디스이즈네버댓’ 등 온라인 시장에서 인기를 끈 국내 패션 브랜드 13개를 업계 최초로 입점시키는 등 지난달까지 약 140여 개의 국내 신진 패션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연이어 선보였다.
MZ세대가 선호하는 새로운 브랜드가 잇따라 들어서며 더현대 서울을 이용하는 고객층은 크게 젊어졌다. 더현대 서울 오픈 후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4.2%로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20~30대 매출 비중(25.3%)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구매고객 수에 있어서도 30대 이하 고객 비중이 65%를 차지하는 등 더현대 서울의 매출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 고객에게서 나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등 고가 수입 브랜드 매출 호조세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에서 대규모 신진 토종 패션 브랜드를 대거 선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색다른 MD 구성을 위해 신규 국내 패션 브랜드 발굴에 집중한 게 MZ세대 유입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더현대 서울의 성공 모델을 다른 점포에도 적용하고 있다. 지난 1월 판교점 유플렉스관을 리뉴얼하며 온라인 유명 패션 브랜드 브라운야드, 원더월 등 신규 브랜드 20여 개를 선보였고, 지난달에는 대구점을 리뉴얼하며 ‘호텔더일마’, ‘배드블러드’ 등 신규 브랜드 10여 개를 새롭게 선보였다. 모두 유니크하고 MZ세대가 열광하는, 기존 백화점에는 없던 브랜드다.
현대백화점은 먼저 국내 패션 브랜드의 입점 기준을 새롭게 바꿨다. 기존에는 입점 희망 브랜드의 제품 경쟁력과 더불어 매출과 영업망 등 안정적인 운영성과를 주요 기준으로 삼아 왔는데, 작년부터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오로지 제품력과 차별성만을 검증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정규 매장 입점에 앞서 신진 브랜드 특성에 맞는 신촌점(영고객), 무역센터점(고소득층 및 직장인), 판교점(3040세대 IT직장인) 등 핵심 점포에서의 팝업 스토어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 반응을 토대로 디자인 개선과 마케팅 전략 구축 등 브랜드 경쟁력 보강을 도왔다.
인테리어 공간도 기존 영패션 전문관과는 다르게 호텔 라운지 콘셉트의 고급스러우면서도 모던한 조명과 바닥재 등을 대거 적용했다. 여기에 다양한 브랜드가 자유롭게 전시 및 체험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상설 공간을 곳곳에 마련하는 등 기존 백화점 공간과의 차별화에 힘썼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의 성공은 신진 K패션 브랜드의 제도권 브랜드화의 발판이 됐다”며 “오프라인 유통에 관심이 없던 온라인 브랜드들도 이제 백화점 입점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백화점의 국내 패션 브랜드 육성과 함께 한섬의 고급화 전략을 펼친 것이 국내 오프라인 유통 트렌드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K패션과 오프라인 유통의 시너지는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부터 수입 브랜드의 공세로 토종 패션 브랜드의 입지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섬은 ‘K패션은 안된다’는 편견에 맞서 타임, 마인, 시스템, SJSJ 등 자체 브랜드 키우기에 공을 들였다. 국내 패션 기업 중 K-럭셔리 브랜드를 제대로 키워낸 것은 한섬밖에 없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우직한 지원 하에 한섬은 결국 국내 시장에서 두터운 단골고객층을 확보한 독보적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신진 브랜드 육성은 현대백화점의 MZ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라며 “현대백화점 주요 점포에서 영고객이 즐겁게 쇼핑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신진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등 K패션 브랜드 재도약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