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암 앞에 나이·성별 없어…제대로 알고 대비해야

최정우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안양지역단 호계지점 지점장
  • 등록 2021-11-21 오후 2:20:09

    수정 2021-11-22 오전 7:40:05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암은 대한민국 질병사망원인 부동의 1위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암환자는 약 170만명, 암으로 인한 사망은 약 8만명에 이른다. 암은 코로나처럼 감염병도 아닌데 최근 5년간(2016~2020) 암으로 진료받은 전체 환자 수는 794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보면 일 평균 4657명의 암환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암보험을 어려워한다. 어떤 상품을 어떻게 가입해야 하는지부터 막막하다.

암보험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항목은 누가 뭐래도 ‘보장’이다. ‘보장에서 제외되거나 보장금액이 축소되는 암 종류가 있는지, 없는지’를 꼭 살펴봐야 한다.

최근 판매되는 암보험은 암 부위에 따라 암을 3종류로 구분하고 있다. 대부분의 암이 포함되는 일반암, 호르몬에 영향을 받는 남녀생식기 및 갑상선, 유방 등은 소액암, 경계성종양이나 제자리암 등은 유사암이다. 평균치료비 및 치명률, 전이가능성 등으로 암 종류를 구분해놓은 것인데, 이를 통해 보장금액을 달리하고 일부 보장은 제외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암보험 가입 시 보장내역을 유심히 보지 않으면 발병부위가 보장에서 제외돼, 생각했던 만큼의 진단자금이 나오지 않는 불상사를 겪을 수 있다.

남성과 여성이 많이 발병하는 암은 대체로 5~6부위 정도다. 남성은 위·대장·간·폐·전립선 부위에서 암 발병률이 높고 여성은 유방, 갑상선, 대장, 위, 폐에서 암 발병률이 높다. 이 중 남성의 전립선암은 최근 조기 검진율이 높아짐에 따라 다수의 보험사가 ‘소액암’으로 분류해 일반암 보장금액의 50% 수준만 보장하거나 1000만~2000만원을 한도로 보장하고 있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여성이 가장 많이 걸리는 유방암, 갑상선암도 다른 암보다 적은 보험금을 보장하도록 분리해놓은 구조의 상품이 많다.

두 번째로 특약을 통해 상위치료가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 의료 기술이 바뀌는 만큼 새로운 치료 방법에 대한 특약가입이 가능한지를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의 암 치료는 기술발전에 따라 수술없이 암세포만 공격하는 항암제인 ‘표적항암약물치료’를 써서 암세포를 제거한다거나 암의 발생부위만 특정해 조사할 수 있는 방사선치료로 암을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과거에 판매했던 암보험은 주로 ‘암보장+암수술비+암입원비’로 설계됐다면 최근 암보험은 ‘암보장+암수술비+암입원비+표적항암약물치료비+항암방사선치료비’로 기본적인 진단, 수술, 입원 외에 다양한 신 특약을 부가해 설계하는 것이 트랜드가 됐다.

세 번째로 보장기간 및 갱신은 상황에 맞게 가입해야 한다. 2021년 남녀평균수명은 90세에 가깝다. 이에 100세만기 상품을 살펴보는 게 좋다. 당장 보험료 납입여력을 생각해서 90세만기나 80세만기로 가입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나 평균수명의 증가로 인해 오래살면 살수록 생애동안 1번 이상 암에 걸릴 수 있는 확률도 올라가기 때문에 가능한 만기는 긴 것이 유리하다.

갱신 여부는 보험금과 보험료의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이 좋다. 무조건 갱신형보험은 좋지 않다는 인식은 잘못된 인식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가정이 보험유지를 위해 지출할 수 있는 비용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 지출 여력이 충분한 가정이라면 보험료가 오르지 않고 정해진 기간만 납입하면 만기까지 보장이 되는 비갱신형으로 가입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무조건 유리하다. 다만, 저렴한 보험료로 충분한 수준의 보장을 받고 싶다면 갱신형으로 암보험을 가입하는 것도 좋다.

암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나이와 성별은 없다. 2016년 대비 2020년 암 환자 수가 20% 이상 증가한 연령대가 20대와 60대라고 한다. 20대의 암발병도 더 이상 드라마에만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암환자 5년 생존율이 70%에 육박하는 지금, 암은 불치병에서 난치병으로 변화하고 있다.

중대질환 환자의 병원비 부담을 줄여주는 산정특례제도가 있어 암에 들어가는 치료비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암 치료로 인한 소득공백기간을 생각해 충분한 진단자금을 준비해야 하고, 앞으로 더 다양해질 표적항암치료제나 3세대 면역항암치료제와 같이 큰돈이 들어가는 선택적 진료에 대한 비용을 준비하는 것만이 암을 극복할 수 있는 분명한 준비라고 할 수 있다. 암이 정복되길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 암을 극복할 준비를 해놓는 지혜가 필요하다. 3명 중 1명이라는 확률 앞에서는 그 누구도 암 진단에 대한 준비는 미루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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