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왜 이렇게 차가워?" 30대 가장 '화이자 맞고 사망'

  • 등록 2021-09-26 오후 3:35:39

    수정 2021-09-26 오후 3:35:39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30대 가장이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후 숨졌다는 사연이 눈길을 끈다.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화이자 1차 접종 후 하루아침에 제 남편과 두 아이의 아빠를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올라왔다.

청원인 A씨는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후 2주 만에 사망한 고모씨의 아내”라며 “제 남편은 만 35세이며, 제 나이는 만 31세다. 첫아이는 8살이고 둘째는 이제 겨우 세 돌이 지났다”고 전했다.

사진=이데일리DB
A씨에 따르면 남편은 8월 30일 오전 9시쯤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받았다.

A씨는 남편에 대해 “기저질환도 없고 비흡연자이며 지극히 건강한 남편은 다음 날부터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했다. 의료진은 원인불명의 폐렴 및 폐부종 소견을 냈다”면서 “남편의 죽음으로 양쪽 가족과 나는 하늘이 무너진다는 말을 비로소 알게 됐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아이들은 ‘아빠가 왜 이렇게 차갑냐’, ‘아빠는 언제 나아서 같이 놀러 갈 수 있는 거냐’고 물었다”며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아빠의 퉁퉁 부은 아픈 모습이나마 한 번이라도 더 보여주고 차갑게 식어버린 손이라도 한 번 더 잡게 해주는 것뿐”이라고 했다.

청원인은 “두 아이에게 아빠가 너무 아파 하늘나라로 갔다고 말해주니 이해를 한 건지, 못한 건지. 엄마가 계속 울까봐 슬픈 내색조차 없었다”면서 “백신 접종 후 부작용 관련 증상과 경과도 질병관리본부에 즉시 보고했고 통증이 있던 날부터 내내 병원치료를 했다. 그 과정에서 살아날 방법은 없었던 걸까”라고 했다.

화이자 백신. (사진=연합뉴스)
A씨는 남편의 사망 원인을 명백히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질병관리본부도 추후 그 결과를 갖고 남편의 죽음이 화이자 백신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밝히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인과성이 인정된 경우가 너무 적다”며 “가만히 손 놓고 정부가 내리는 결론을 기다리고만 있기엔 너무 답답하고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내 가족이 겪은 이 일은 누구에게나 어떤 가정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참담한 일이라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부디 접종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관한 정확한 대책과 구체적인 매뉴얼을 구성해주시길 간곡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26일 국내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신고된 이상반응 의심 신고는 누적 25만7685건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 신고 사례는 총 671명이다. 백신 종류별로 △화이자 350명 △아스트라제네카 292명 △모더나 18명 △얀센 11명이다. 다른 증상으로 먼저 신고됐다가 상태가 중증으로 악화해 사망한 경우(283명)까지 포함하면 사망자는 총 95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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