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추락하던 D램 값 10개월만 현물가 반등..日규제 수급 불안감 영향

D램 현물거래가격 3.1달러로 상승..전 품목 상승세
올 D램 '빅3' 설비투자 28.3% 감소..공급과잉 해소
내년 장비 시장 메모리 업황 회복으로 12% 성장
  • 등록 2019-07-12 오전 8:55:09

    수정 2019-07-12 오전 8:55:23

12일 현재 세계 메모리 현물가격. (자료=D램 익스체인지)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세계 메모리 현물 가격이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일제히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일본 반도체 소재 규제가 시작된 직후 공급 물량 축소 우려가 제기된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 가격도 3달러 선을 지키며 10개월 만에 처음 반등했다. 일본 PC업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따른 메모리 수급 불안 우려가 확산되며 재고 확보 심리를 자극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또 올해 D램 설비 투자가 30% 가까이 줄며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내년에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양대 업체의 설비 투자 축소로 올해 감소세가 두드러진 반도체 장비 수요가 메모리 업황 회복과 함께 약 12%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12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거래가격의 기준이 되는 DDR4 8Gb(기가비트) 제품의 현물 가격이 이날 기준 3.1달러로 전일 대비 1.91% 상승했다. 이 제품값이 7.4달러를 기록하며 전날 대비 약 0.2% 올랐던 지난해 9월 14일 이후 약 열 달만의 반등이다.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DDR3 4Gb 제품은 4.7%나 올랐다. 또 낸드플래시도 대부분 제품에서 가격이 1%대 안팎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들어 6개월 연속 하락하던 메모리 값이 반등한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빅(BIG) 3’의 감산 및 설비 투자 축소 등으로 공급 과잉 상황이 대부분 해소됐고 가격도 바닥에 이르렀다는 시장의 판단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 보고서에 따르면 D램 빅3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약 170억달러로 전년(237억달러)대비 28.3%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일본의 수출 제재까지 겹치면서 재고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수요처들의 불안감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엔 메모리 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메모리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내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이 회복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까지 메모리 ‘슈퍼사이클’로 장비 수요 세계 1위였던 한국은 올해 대만, 중국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지만 내년에는 메모리 수요 회복으로 2위로 다시 올라설 것으로 예측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 부족까지는 아니더라도 올 상반기 대비로는 수급 불균형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물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부 가격 상승은 재고 부담을 감안할 때 가격 바닥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점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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