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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와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들은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추천을 받은 파월 이사를 지명할 것으로 마음을 굳힌 듯 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은 만큼 여전히 최종 결정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재는 파월 이사 쪽으로 마음이 기운 상태”라고 전했다. 파월 이사가 연준 의장이 되면 그는 1979년 이래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지 않은 첫 연준 의장이 된다.
전날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이사와 존 테일러 미 스탠퍼드대 교수를 두고 고심 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에서 “매우 구체적인 누군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최종 결정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이어 “다음주 중 차기 연준 의장을 발표할 것”이라며 “모두가 매우 감명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발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길에 나서기 하루 전인 11월 2일이 유력하다고 WSJ은 추정했다. 차기 연준 의장 지명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발표 이후 미 상원 인준청문회를 거쳐 옐런 의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2월 초 취임하게 된다.
파월 이사는 1953년 2월 워싱턴DC 출생으로 조지 H.W. 부시 행정부에서 국내 재정담당 차관을 지낸바 있다. 1975년 프리스턴대에 입학해 정치학을 전공했고 1979년 조지타운대에서 법학 학위를 받은 뒤 변호사로 일했다. 1997년부터 2005년까지는 칼라일그룹 파트너를 역임했으며 글로벌인바이런먼트펀드, 뱅커스트러스트 등에서도 임원으로 지내면서 두루 실물 경험을 쌓았다. 프린스턴대 밴드하임 금융센터와 워싱턴DC·메릴랜드 자연보호협회 등 교육기관이나 자선단체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파월 이사는 중립적 의회연구단체 양당정책연구소(BPC)의 객원 연구원을 거치면서 공화당의 지지를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기반으로 지난 2012년 5월 연준에 합류했다.
최근 로이터통신이 40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절반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무디스의 라이언 스윗 애널리스트는 “최근 긴축 기조의 일관성 및 연속성 측면에서 보면 파월 이사가 가장 유력하다”면서 “다만 의장이 교체되면 시장에 다소 충격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후보로 거론됐던 테일러 교수는 단 한 표도 받지 못했으며 옐런 의장도 4표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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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연준은 당초 예고했던대로 오는 12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하고, 내년에도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인플레이션 지수가 지난 5년 이상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는데다, 연준 의장이 교체될 경우 금리인상 시기가 다소 조정될 가능성도 나온다. 9월 FOMC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 것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