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는 대구에서 살기 좋은 동네는 아니다. 교통환경을 봐도, 상업시설을 고려해도 그렇다. 그럼에도 대구 수성구는 대구에서 가장 시세가 높은 지역이다. 전국 최고의 학군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팔할 이상일 것이다.
그렇다면 집값을 끌어올리는 교육환경의 조건은 뭘까? 조건은 아주 단순하다. 첫째 명문대를 많이 보낸 선호가 높은 학교다. 둘째 수준 높은 사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대형 학원가다. 둘 중 하나만 갖추어도 좋은 입지가 될 수 있다. 하물며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다면 그 어떤 시장에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산 프리미엄이 형성된다. 소휘 말하는 ‘더블 교육환경’이다.
대한민국 최고 교육환경 입지는 뭐니뭐니해도 서울 8학군이다. 대표 지역은 강남구,서초구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대치동이 알짜 노른자위 핵심이다. 그 다음으로는 양천구 목동이 꼽힌다. 강북에도 학군 우수지역은 있다. 노원구 중계동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더블 교육환경을 갖췄다는 것이다. 선호도가 높은 학교가 많고, 여기에 대규모 학원가가 함께 형성돼 있다.
특히 이들 3대 학원가는 단순히 인근 지역 주민들만의 위한 학원가가 아니다. 대치동 학원가의 수요층은 수도권 전체를 아우른다. 강남권은 물론, 서울의 전체 지역과 경기권인 구리, 남양주, 광주, 분당, 용인시에서도 대치동 학원가를 찾는다. 심지어 다른 3대 학원가인 목동이나 중계동에서도 대치동 학원가를 이용한다.
유일한 강북인 중계동은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 서울 동북부권 전체를 아우른다. 이 때문에 중계동 학원 버스는 정부, 양주, 남양주까지도 운행된다.
실제 부동산 시세를 따져보면 명확하다. 대치동 학원가 주변 아파트의 시세는 평당 4000만원 전후, 목동은 평당 3000만원 전후, 중계동은 2000만원 전후다. 그 인근 지역 아파트 대비 3.3㎡당 300~500만원 정도 시세가 더 높다.
신도시라고 예외는 아니다. 교육환경에 대한 관심은 동일하다. 분당신도시도 수내동을 중심으로 서현동과 정자동에 좋은 학원가가 형성되어 있다. 일산의 경우 후곡마을과 백마마을이 인기 지역이며, 평촌 역시 귀인마을 주변의 부동산 시세는 나홀로 불황을 모르는 지역이다. 비수도권도 마찬가지다. 부산은 남천동, 좌동, 구서동, 사직동에 학원가가 형성되어 있고, 대전은 둔산동이 더블 교육환경 입지다. 이 지역들은 그 주변 지역들이 부동산 침체로 힘들어할 때도 거의 위축이 되지 않았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셔틀버스를 타고 학원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린다고 한다면, 어떤 부모라도 5000만원이 더 비싼 학원가 가까이에 있는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겠는가.
2016년초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긴 겨울잠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신규주택에 대한 대출규제로 거래가 꽁꽁 얼어붙었다. 하지만 더블 교육환경의 입지는 경기를 타지 않는다. 불황에도 흔들이지 않는다. 과거 대세 하락기에도 거의 시세가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불황기일수록 교육 프리미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