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이 게임 흥행 `쥐락펴락`

블리자드, PC방과 소송까지..점유율 하락으로 어려움 겪어
  • 등록 2012-07-26 오전 10:18:27

    수정 2012-07-26 오후 5:05:22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PC방이 게임 흥행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PC방과 관계가 좋은 게임사의 게임은 성공가도를 달리는 반면 갈등을 빚는 게임사가 내놓은 게임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외산 게임업체 라이엇게임즈는 PC방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국내에서 게임 흥행에 성공했다. 이 회사의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는 지난 3월 국내 게임순위 1위에 올랐다. 이후 대작게임인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와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블소)’에 밀려 3위로 떨어졌으나 최근 다시 1위를 넘보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가 이처럼 대작게임들과 맞대결에서도 흥행을 유지하는 것은 PC방을 배려한 정책 덕분이다. 라이엇게임즈는 게임 출시 초기부터 PC방의 게임 이용요금을 인하하는 등 상생활동을 펼쳤다.

엔씨소프트도 신작게임 블소를 출시하며 PC방 업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출시 직후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블소의 정식 출시 전 전국 1500개 PC방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보통 100여곳의 PC방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과 달리 대규모 테스트를 계획한 것은 더 많은 PC방 업주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블소와 같은 대작게임은 PC방 입장에서도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들과 반대로 블리자드는 PC방과 관계 악화로 게임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때 PC방 점유율 40%에 육박했던 디아블로3의 현재 점유율은 10%에 그치고 있다. 잦은 서버장애로 사용자가 게임을 외면한 탓도 있지만 PC방과 갈등도 점유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PC방들은 블리자드가 서버장애로 인한 피해를 외면하고 오과금 문제도 해결하지 않고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다.

게임업계 1위 넥슨 역시 PC방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PC방들은 오과금 사례가 반복되는 것과 비싼 게임이용요금 등을 문제 삼아 넥슨을 공격하고 있다. PC방과 관계 악화가 지속된다면 넥슨 역시 PC방 점유율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PC방 업주들이 모인 커뮤니티에는 “넥슨 게임의 점유율 하락에 앞장서자”는 얘기가 오가고 있다. 이에 넥슨은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중소 PC방의 게임 이용요금을 50% 감면하고 PC 하드웨어 교체 등을 지원하는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게임사들이 PC방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게임 출시 전에 PC방 지원정책, PC방 이벤트부터 내놓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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