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남은과제 `국제공조`..중국 설득이 관건

안보리 회부..대북제재 논의 수준 `주목`
한미일 찰떡공조 속 중국 설득 난항 예상
미국 이용한 대 중국 레버리지 외교 기대
  • 등록 2010-05-20 오전 10:39:18

    수정 2010-05-21 오전 10:31:51

[이데일리 이숙현 기자] 천안함 침몰사건의 원인이 북한제 중어뢰 수중폭발인 것으로 20일 공식 발표되면서 우리 정부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미일은 수차례의 공식.비공식 협의를 통해 `찰떡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역시 걸리는 것은 중국이다.

북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뿐 아니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의미있는 대응책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배후라는 우리 정부의 판단에 따라 유엔 대북제제안이 나오더라도 그 실효성은 중국의 실질적인 협력 수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 중국 향한 `설득외교`가 관건

중국은 사건 발생 이후 지금까지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오고 있다. 우리 정부가 외교경로를 통해 중국측에 관련 내용을 공식 통보하기 바로 전날(17일)에도 장신썬 주중대사는 "과학적·객관적 조사라는 것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결과를 의미한다"며 "이미 공개된 내용들을 보니까 아직도 검토할만한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민군 합동조사단의 결과에 대해 중국 정부가 보일 공식적인 반응이다.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중국이 합조단의 증거를 확실한 물증으로 인정한다면 국제 사회에서 홀로 외딴 길을 걷기 힘들다. 국제공조에 어떤 식으로든 동참해야 한다는 뜻이다. 북한의 1,2차 핵실험 이후 나온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등이 모색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측이 조사단의 판단을 조금이라도 불신한다면 방향은 크게 달라진다. 이달 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에서 보인 중국측 환대나 천안함과 관련된 발언을 보면 중국의 스탠스가 후자쪽에 기울어질 여지가 더 많음을 암시한다.

특히 중국은 사건 자체도 중요하지만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보”라는 측면에서 이 사건을 연계해 해석하고자 한다. 늘 그렇듯 결국은 자국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는 의미다.

"6자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실현하고 동북아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각국의 근본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장신썬 대사의 언급 또한 `선 천안함, 후 6자 회담`이라는 한미일간 공통인식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중국을 향한 `설득외교`에 주력하는 한편, 우방인 미국 등과의 협의를 통해 중국측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간접 압박 외교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정부, 다자.양자적 대북제재 모색할 듯

중국을 제외하고 한반도 안보 문제에 키를 쥐고 있는 미국과 일본 등과의 공조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이미 18-19일 이명박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통해 한국 정부에 대한 전적인 지지와 신뢰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한미일간 찰떡 공조를 과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 개최될 한미 외교장관 및 이달 말 한일중 정상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한국 방문 직전인 24-25일 `미중 전략경제대화` 참석을 위해 베이징에 머물게 된다. 이 자리에서 클린턴 장관은 중국측에 한미일의 공통된 입장을 전달하고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사실상 외교적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한미 양국은 천안함 문제 해결방안과 중국 설득 문제를 비롯해 북핵 및 한미 연합안보태세 강화문제 등 안보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안보리 차원의 다자적 대응은 물론 한미, 한일 등 양자적 대북제재 방안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일 합조단 공식 발표를 하루 앞두고 30여개국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사전 브리핑을 하는 등 외교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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