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비운의 개혁가 자오쯔양

  • 등록 2005-01-17 오전 11:18:44

    수정 2005-01-17 오전 11:18:44

[edaily 피용익기자] 1989년 5월 19일 오전 4시 45분. 자오쯔양(趙紫陽)은 천안문 광장에서 단식투쟁중인 학생들 앞에 서서 눈물을 글썽이며 "좀 더 일찍 오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말은 그의 공식석상에서의 마지막 발언이 됐다.이후 15년간 가택연금에 처해졌던 자오쯔양이 17일 오전 생을 마감했다.
자오쯔양은 지난 1989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로 재임중 천안문 민주화 운동에 대한 무력진압을 반대했다가 최고실력자 덩샤오핑으로부터 버림받는다. 이후 15년간 공안 당국의 엄격한 감시 속에 가택연금에 처해져 그의 근황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자오쯔양은 권좌에 있을 때보다 권좌에서 물러나면서 더 유명해진 인사다. 가택연금 이후에도 자오쯔양은 끊임없이 복권설, 연금설, 연금해제설 등으로 화제를 뿌렸다. 자오쯔양은 1919년 10월 18일 허난성 궈셴현의 부유한 지주 가문에서 태어났다. 일찍부터 혁명운동에 관심이 컸던 자오는 중학교를 중퇴하고 13세였던 1932년에 중국공산주의청년단에 가입했고, 19세인 1938년부터는 중국 공산당에서 활동했다. 젊은 시절 고향 인근 지역당에서 활동하던 자오쯔양은 1947년 가을 지방 군부대로 활동 영역을 넓혔고, 1948년 위어환 지구 당위원회 서기로 임명됐다. 이후 1963년까지 광둥성 인민정부 토지개혁위원회 부주임, 중국공산당 화남분국 부서기, 광둥성 인민위원회 위원, 중국공산당 광둥성위원회 서기 겸 광둥성 군구 제1정치위원, 광둥성위원회 제1서기 겸 당 중앙 중남국 서기를 역임했다. 그러나 자오쯔양의 출세가도는 문화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시련을 겪게 됐다. 당시 중국 좌파들은 남부 중국의 대표적 당권파인 다오주를 공격하면서 자오쯔양을 숙청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1967년 실각한 자오는 문화혁명이 수습되면서 1971년 내몽고 자치구 서기로 정계에 복귀했다. 1972년에 광동성에 복귀한 자오쯔양은 1974년에 광동성 제1서기, 1975년에는 사천성 제1서기 등을 역임하면서 지방당과 정부 지도자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사천성 책임자로 근무하면서 농촌경제를 크게 발전시켜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덩샤오핑의 개혁 정권이 등장하면서 자오쯔양은 당시 당 총서기이었던 후야오방과 더불어 개혁 개방의 양대 기수로 평가 받았다. 당 총서기인 후야오방은 정치 분야를, 자오쯔양은 국무원 총리로서 경제분야를 담당하면서 사실상 덩샤오핑 후계세력으로 인정받았다. 1987년 1월, 후야오방 총서기가 당내 보수파의 공격으로 총서기직에서 낙마한 후 자오쯔양이 후임 총서기로서 등장, 경제개혁과 정치개혁을 진두지휘함으로써 명실 공히 개혁 지도부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후야오방의 사망으로 촉발된 대규모 민주화운동으로 인해 자오쯔양의 정치 인생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당시 덩샤오핑의 무력진압 결정에 반대한 자오는 덩샤오핑과 8명의 당원로들에게 일시에 모든 권한을 박탈당하고 무기한의 연금 상태로 유폐됐다. ◆주요 약력 1919년 중국 허난성 궤셴현 출생 1951년 광둥성 인민정부 토지개혁위원회 부주임 1953년 중국공산당 화남분국 부서기 1956년 중국공산당 광둥성위원회 서기, 광둥성 군구 제1정치위원 1981년 당중앙위원회 부주석 1987년 중국 당총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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