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위기' 컨트리가든…中경제 시한폭탄

컨트리가든, 14일부터 역내 채권 거래 중단
다음달까지 이자 296억원 못 갚으면 디폴트 처리
"컨트리가든 무너지면 中경제에 엄청난 압박"
  • 등록 2023-08-13 오후 4:22:33

    수정 2023-08-13 오후 7:11:48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지난달 완다그룹에 이어 컨트리가든(비구이위안)까지 중국 대형 부동산업체가 잇따라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빠지면서 중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사진=AFP)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컨트리가든은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에 14일부터 12개의 역내 채권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거래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컨트리가든은 지난 6일 만기가 도래한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어치 채권의 이자 2250만달러(약 296억원)를 지불하지 못했다. 최종 디폴트 선언 전 30일 간의 유예기간이 주어지지만, 유예기간에도 이자를 지불하지 못하면 컨트리가든은 디폴트 처리된다. 컨트리가든의 디폴트 우려로 중국 기업이 발행한 달러 표시 하이일드 채권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컨트리가든은 앞서 지난 10일 홍콩거래소에 부동산 환경 악화로 인해 상반기 잠정 순손실이 최대 550억위안(10조500억원)에 달한다고 공시했다. 다음날 컨트리가든은 고객과 투자자, 파트너에게 올 상반기 큰 손실을 예상하며,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컨트리가든은 최근 부채 구조조정을 위해 최근 중국 국제금융공사(CICC)와 채무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1992년 설립된 컨트리가든은 한때 헝다그룹과 함께 매출 기준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로 꼽혔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경기 악화로 컨트리가든이 주력하던 중소도시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으면서 최근에는 순위가 6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컨트리가든의 총부채는 1조4000억위안(약 255조원)에 이른다.

컨트리가든이 디폴트에 빠지면 2021년 헝다 디폴트 사태처럼 중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산업이다. 헝다의 4배에 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를 가진 컨트리가든이 디폴트에 빠질 경우 다른 기업의 연쇄적인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부동산 개발업체가 채권 구조조정, 채무 연장 등 부정적 신용 이벤트를 겪으면 공식 디폴트에 빠지지 않더라도 주택 구매자들의 신뢰가 심각하게 저해돼 주택 판매 실적이 낮아질 수 있다”고 썼다.

토미 우 코메르츠은행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경제 회복은 주로 소비에 국한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부동산 부문을 부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컨트리가든이 무너질 경우 이미 둔화하고 있는 중국 경제에 엄청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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