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10대 그룹 오너 일가 중 보유 주식 담보 대출 금액이 가장 많은 그룹은 삼성이고 아예 대출을 받지 않은 그룹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유일했다.
1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71개 대기업 집단 중 총수가 있는 60개 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 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오너 일가는 779명이었다. 이 중 29개 그룹의 주식 보유 친족 455명 가운데 128명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있다. 이들이 담보로 제공한 계열사 주식 지분은 6.4%, 대출 금액은 4조8225억원으로 조사됐다.
주식 담보 대출 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2조5000억원에 비해 92% 늘었는데 삼성과 현대중공업, 한국타이어 등의 상속과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오너 일가가 주식 담보 대출을 하는 이유는 경영·승계 자금 마련 또는 상속세 등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서다.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떨어지면 금융권의 반대매매로 주가가 하락해 소액 주주가 피해를 볼 수 있고, 심하면 경영권도 위협받게 된다.
삼성 다음으로는 SK(034730)그룹의 오너 일가 8명이 계열사 주식 40.1%를 담보로 6068억원을 대출받고 있었다. 최태원 회장이 SK 주식을 담보로 3565억원,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900억원, 최재원 SK수석부회장이 600억원을 각각 담보 대출 중이다. SK네트웍스의 최신원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도 약 400억원의 담보 대출이 있다.
현대중공업(329180)도 최근의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장남 정기선 사장이 현대중공업지주 보유 지분의 45.1%를 담보로 제공하고 각각 3215억원, 500억원을 빌렸다.
한국타이어그룹에서는 조현범 한국타이어테크놀러지 사장이 한국앤컴퍼니(000240)와 한국타이어테크놀러지 보유 주식의 42.2%를 담보로 2350억원, 조현식 부회장이 300억원을 각각 대출 중이다.
LG(003550)그룹은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친족 일가 25명 중 4명이 보유 지분의 17%를 담보로 2361억원을 대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LG 보유지분의 58%를 담보로 1291억원을 대출했고, 구광모 회장은 지분의 3.5%를 담보로 580억원을 빌렸다. 고 구본무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씨도 보유 지분 14%를 담보로 450억원 대출 중이었다.
두산(000150)그룹은 박정원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친족 일가 19명 모두가 보유 지분의 87%를 담보로 총 1639억원을 대출했다.
10대 그룹 중 오너 일가의 보유 주식 담보 대출이 없는 그룹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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