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애플 특허소송 장기전 돌입 양상

삼성전자, 1조원 배상 판결에 항소 방침
이달 말 2차 소송 1심 개시 예정
  • 등록 2014-03-09 오후 4:30:16

    수정 2014-03-09 오후 4:30:16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지난 2011년 4월 애플이 특허침해 혐의로 삼성전자를 제소하면서 시작한 양사간의 특허 소송이 장기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의 루시 고 판사는 애플이 삼성전자 스마트폰·태블릿의 미국 내 판매금지를 요청한 건을 기각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애플에게 물어줘야 할 손해배상액을 배심원 평결액과 마찬가지로 9억2900만 달러(9893억 원)로 확정 판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항소 의사를 나타내면서 재판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균 삼성전자 정보기술(IT)·모바일(IM)부문 대표이사도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애플과 특허소송이 시작된 지 오래 됐지만 조만간 종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을 시사했다.

◇삼성 1조원 배상 판결…항소심서 뒤집을 수 있을까

1심 판결로 삼성전자는 애플에 약 1조원을 배상해야 한다.

이미 배심원들로부터 배상 평결이 나온 이후 삼성전자는 손해배상액을 충당금으로 적립한 상태여서 당장 경영실적에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십년간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모바일 업계의 기술 발전과 제품 혁신을 주도해왔다”며 “당사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배상 확정 판결의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됐던 ‘915특허’(핀치 투 줌, 손가락을 이용해 화면을 크거나 작게 하는 것)에 대해 미국 특허청이 무효 판정을 내렸지만 1심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심에서 915 특허의 무효를 다시 한 번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액을 낮추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미국 법원이 애플이 요청한 판매금지 신청을 기각한 것은 그나마 위안이다. 루시 고 판사는 “애플이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봤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 필수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애플이 터치스크린 특허기술 3건을 쓴 (삼성)제품에 판금명령을 내리도록 재판부를 설득하려면 이를 입증할 책임이 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달말 2차 소송 개시…법리 싸움 격화

삼성전자는 이날 1심 판결이 나온 직후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달말 새롭게 시작되는 특허 2차 소송전에서도 치열한 법리공방을 예고한 셈이다. 특히 2차 소송에는 아직 시중에 판매중인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등을 애플이 특허침해품목으로 지정했다. 삼성전자도 아이폰5와 아이패드2, 아이패드 미니 등 애플의 주요 제품군을 소송대상에 포함시키면서 맞불을 놓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하지만 2차 소송도 삼성전자에게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9월 법원은 양사에 소송 대상 제품과 특허권을 각각 10개와 5개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단어 자동 완성(172 특허) △특정 데이터를 구분해서 실행할 수 있는 데이터 태핑(647) △시리 통합 검색(604) △데이터 동기화(414) △밀어서 잠금 해제(721) 등 5개의 특허권을 소송 대상으로 선정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이미지 및 음성 기록 전송(449) △원격 영상 전송(239) △업링크 패킷 데이터 전송 정보(596) △부정기 데이터 전송(087) △멀티미디어 동기화(757) 등 5개를 선택했다.

하지만 법원이 삼성이 주장한 757 특허를 무효로 판결하면서 애플보다 1개 적은 4개의 특허만으로 2차 소송을 맞게 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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