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미원’ 명예회복 나선다

1990년대 이후 20여년간 유해성 논란 시달려
오너가 의지 따라 적극 대응으로 입장 바꿔
인식 전환 계기 마련..'미원 부활' 노린다
  • 등록 2014-02-27 오전 10:08:10

    수정 2014-02-27 오전 10:55:29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대상이 미원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그룹의 모태인 미원이 좋지 않은 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을 바꿔야 한다는 오너가의 의지가 담겨 있다.

대상(001680)은 1956년 미원이란 사명으로 출발했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 조미료가 주력 사업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미원의 주성분인 MSG(글루탐산나트륨)의 유해성이 제기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미원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한 대형마트에서 미원을 판매하고 있다.
이후 미원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며 20여년 간 매출이 700억~800억원 수준으로 정체됐다. MSG를 애용하던 식품업체들도 ‘MSG 무첨가’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대상마저도 이런 시장 추세를 거스르지 못했다. 1997년에는 미원이란 회사 이름을 대상으로 바꾸면서 미원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MSG를 넣지 않은 가공식품도 출시했다.

MSG의 유해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져도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해 왔다.

대상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부터다. 모 종편채널에서 식당의 MSG 사용 문제를 제기, MSG의 유해성 논란이 재점화 됐다. 이후 논란이 확대되면서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에서 ‘MSG 사용 안하기 운동’까지 일어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임창욱 대상 명예회장 등 오너가에서부터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룹의 모태인 ‘미원’이 유해한 식품으로 낙인찍히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오너가의 의지가 발동된 것이다.

이후 대상은 그룹 차원에서 미원 이슈에 대해 적극 대응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 각종 SNS(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MSG에 대한 정보를 확산시키고 언론에도 MSG 관련 자료를 전달했다. 핵심은 MSG가 ‘화학조미료’가 아닌 ‘발효조미료’란 점이다.

지난해에는 ‘미원이 안전하지 않으면 모유도 안전하지 않습니다’란 파격적인 카피의 광고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은 빛을 발했다. 방송과 신문 등 주요 언론에서 MSG의 안전성에 대한 심층적인 보도들을 다수 쏟아낸 것. 이는 곧 소비자 신뢰도 회복으로 이어졌다.

한국워킹맘연구소가 지난해 7~8월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MSG 소비자 인식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66%가 ‘그동안 MSG에 대해 오해를 했다’고 대답했다. ‘MSG에 대해 우호적’이라고 답변한 응답자도 전체의 51%에 달했다. 대한민국한식협회가 지난해 8월, 열흘간 서울지역 자영업자 및 주방장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8%가 ‘MSG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답변했다.

대상은 이런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올해 학계와 의료계 등을 통해 MSG의 안전성과 기능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온라인과 언론을 통한 정확한 정보 전달 활동 역시 지속한다.

대상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MSG 안전성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계획되고 있을 만큼 인식 개선이 이뤄졌다”며 “올해를 ‘미원 부활의 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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