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왕국` 무너지나?

공짜 S/W 난무..경쟁 격화
개혁·혁신정신 사라져
  • 등록 2005-05-09 오전 11:20:49

    수정 2005-05-09 오전 11:20:49

[edaily 김경인기자]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는 그 자체로 하나의 신화다. 전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놀라운 속도로 `접수`하면서 `IT=MS`라는 도식이 굳어졌고 회사는 물론 빌 게이츠 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전세계가 들썩이는 최고의 기업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MS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리눅스 등 `오픈 소스`들이 기술발전을 무기로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고, 야심차게 시도중인 `엠.홈`(M.Home)은 상품화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영국 BBC뉴스는 6일(현지시간) 향후 2년이 MS의 미래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전방위에서 MS를 옥죄는 다양한 `위협`을 소개했다. 반짝이는 `개혁정신`을 상실한 거대기업은 이대로 좌초될 것인가? ◇야심작 `엠.홈`..현실성 떨어져 영화 `스타트랙`의 소품 같은 첨단기기의 키보드를 몇번 두드리면 원하는 쇼핑 리스트가 온라인 상점으로 보내진다. 비디오 컨퍼런스를 통해 친구에게 조리법을 보낼 수도 있고, 혹은 함께 HD(하드드라이브)에 저장해 둔 요리쇼를 감상할 수도 있다. 위층으로 발을 들여 놓으면 침실의 거울이 모니터로 변한다. 그 모니터를 통해 영화를 볼 수 있고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으며, 블라인드를 열거나 히터를 켜는 등 전자기기들을 원격 조정할 수도 있다. MS는 최근 `엠.홈(M.Home)` 개발에 전력을 다해왔다. MS OS 사업부 책임자인 신시아 크로슬리는 "이것은 미래의 집이 아니다. 이 모든 기술은 현재 구입이 가능하고, 당신의 가정에 맞게 작동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몇년 전 게이츠 회장이 예견했던 `소비자 중심의` 디지털 세상이 현실화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엠.홈`을 설치·사용할 수 있는 가정이 얼마나 될까? 뉴스는 `하이파이`(Hi-Fi), TV와 연결된 컴퓨터가 거의 없고, S/W, H/W 등을 연결하는 복잡한 과정이 사용자들을 좌절하게 하는 현실"이라며 "현실에서 무선 홈 네트워크를 설치하는 것은 마술처럼 느껴진다"고 평했다. 보안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MS의 윈도로 구동되는 수백만대의 컴퓨터는 지속적으로 바이러스의 공격과 스파이웨어의 속임수에 노출돼 왔다. 집안 전체를 MS의 시스템으로 묶을 경우, 보안 위협은 `생존`의 문제다. 시장 조사기관 포레스터의 사장인 조지 콜로니는 "MS는 1990년대 IBM이 그랬던 것처럼 역사상 가장 공격받기 쉬운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며 "이것이 현실"이라고 평가한다. ◇리눅스 등 무료 S/W 러시 현재 MS의 소프트웨어는 전세계 PC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수 많은 도전자들이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MS의 독과점 위치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그 선봉에 선 것이 리눅스(Linux)다. MS가 개발한 `윈도`가 저작권하에 관리되는 반면, `오픈 소스`인 리눅스는 다양한 자발적 온라인 그룹들에 의해 진보에 진보를 거듭하고 있다. 그 결과 MS의 어떤 `윈도` 버젼보다도 더욱 안정적이고 안전한 OS라는 평가를 얻고있다. 게다가 가격면에서도 파격적이다.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구동시킬 수만 있다면 사용료는 무료다. 또한 코드가 공개돼 있고 저작권의 제한도 없기 때문에, 필요한대로 조작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워드 프로세서, 엑셀 등 오피스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에 `오픈 오피스`가 널려 있어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MS의 오피스 2003 버젼처럼 폼나진 않지만, 완전한 기능을 가지고 있고 공짜다. 이미지 편집은 오픈 소스 `김프(Gimp)`나 구글의 `피카사(Picasa)`를 이용하면 된다. ◇웹브라우저 등 전방위적 위협 리눅스가 `윈도`를 위협한다면, `인터넷 익스플로어(IE)`는 모질라의 `파이어폭스(Firefox)`로 대체될 수 있다. 파이어폭스는 IE보다 빠르고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웹 브라우저로, MS의 독과점에 가장 심각한 위협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파이어폭스는 개시 9개월만에 5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스카이페(Skype)와 같은 회사들은 공짜 인터넷 전화(VoIP)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MSN의 텃밭을 침투하고 있고, 오랜 경쟁자인 애플은 아이팟 미디어 플레이어와 아이튠스를 앞세워 MS의 미디어 부문을 강하게 옥죄고 있다. `고객관리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세일즈포스닷컴(Salesforce.com)의 마크 베니오프 사장은 "중소기업들은 더 이상 MS와 경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MS가 굉장한 회사인 것은 분명하나, 소비자들은 더이상 대기업의 소프트웨어 어플리케이션만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BBC 뉴스는 "경쟁업체들이 각각의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개별적으로 제공하면서 개혁 속도를 높이는 반면, 덩치가 커진 MS는 초기의 개혁정신과 혁신성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 때 일부 전문가들만 사용했던 `오픈 소스` 프로그램들이 소비계층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조만간 공공부문의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사용을 고무시키기 위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 공공부문은 2003~2004년 235억달러를 IT부문에 사용했다. 정부는 향후 3년간 오픈소스 사용을 확대해 공공부문의 4분의 3까지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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