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혁명)E*Trade-온라인전문 증권사 효시

  • 등록 2001-07-06 오후 12:25:37

    수정 2001-07-06 오후 12:25:37

[edaily] <편집자 주> 기획시리즈"디지털 금융혁명" (1부)에서는 증권업계의 온라인 트레이딩 시스템을 집중 소개합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세계 최초의 온라인 전문 증권사 이트레이드(E*Trade)를 마지막으로 기획시리즈 디지털 금융혁명 1부-온라인 트레이딩을 끝마치고 다음 주부터는 2부-인터넷 뱅킹이 이어집니다. 소위 "혁명"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쳤음은 불문가지다. 농업혁명, 산업혁명이라는 인류의 2대 혁명에 이제 "정보통신혁명"이라는 또 하나의 혁명이 추가된 것이다. 인터넷과 데스크탑의 결합은 단순한 기술혁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개 개인에게 엄청난 규모의 독자적인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부여한 셈이 됐고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영역과 규모, 그리고 영향력은 이제 엄청난 것이 됐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와 개인주의로 촉발된 개인 위주의 사회 구조 재편에 가속이 붙고 있다. 이러한 "혁명"적 상황 속에서 온라인 금융부문은 개인의 존재가 가장 크게 부각되는 분야 중 하나다. 금융업은 일찍부터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소수의 프로들이 독점하고 있는 전문분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일반인들도 전문분야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의 자산을 자신이 직접 관리하고자 하는 개개인의 자율성 욕구가 분출되는 하나의 통로가 된다는 점에서 온라인 금융부문은 현재와 같은 정보통신혁명의 파도 속에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온라인 금융부문의 선두주자를 꼽으라면 "세계 최초의 온라인 전문 증권사"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단연 이트레이드다. 이트레이드는 세계 최대의 금융시장인 미국에서 온라인 증권시장 점유율이 찰스슈왑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하지만 찰스슈왑이 서비스 초기단계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해 고객유치에 나선 것과는 달리 이트레이드는 순수 온라인만을 고집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짙다. 물리학자 빌 포터가 82년 56만6000달러의 자본금으로 창립한 이트레이드는 온라인 증권거래시스템을 개발, 피델리티와 찰스슈왑 등의 대형 증권사에 납품을 시작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를 찾는 일반 투자자들이 물어야 하는 엄청난 수수료에 의문을 갖게 됐고 그러한 의문을 해결하고 현실화할 수 있는 기회가 90년대 인터넷 출현으로 찾아오게 된 것이다. 이트레이드는 92년 세계 최초로 순수 온라인 전문 증권거래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고 96년에는 인터넷 대중화에 힘입어 홈페이지(www.etrade.com)을 오픈, 매년 급성장을 거듭해 왔다. 96년에는 전문 경영인인 크리스토스 코차코스(Christos M. Cotsakos)를 CEO로 영입, 공격적인 마케팅과 광고전략을 도입해 98년 말까지 60만 개에 불과했던 계좌 수가 1년만에 200만 개로 급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지난 2월 15일 이트레이드는 96년 8월 16일부터 적을 두었던 나스닥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로 자리를 옮겨 기업의 신뢰도가 한층 강화됐다. 기존의 "온라인 증권사"라는 한정된 이미지를 탈피해 "종합 금융서비스 업체"라는 포괄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기도 하다.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고메즈 어드바이저는 98년 8월과 11월, 99년 6월과 9월에 이트레이드를 최고의 온라인 트레이딩 서비스 사이트로 꼽았었고 98년 10월과 99년 5월에는 래퍼티 인포메이션 앤 리서치 그룹이, 98년 12월에는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이트레이드를 최고의 온라인 브로커로 선정했다. 이트레이드는 온라인 증권거래 중개업으로 시작하긴 했지만 98년부터 "Destination E*trade"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종합 금융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천명, 현재 온라인 은행업도 병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각종 인수합병도 추진하고 있다. ◇ 이트레이드만이 가진 것 세계 최대 금융시장인 미국에서 이트레이드를 이트레이드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브랜드네임 자체만으로도 막강한 파워가 되는 이트레이드가 짧은 기간안에 급속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을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첫째, 거래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점이다. 온라인 증권사의 경우 오프라인 증권사가 필요한 지점개설비용이 필요하지 않다는 근본적인 이점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계좌개설에서 종목추천과 거래까지 투자자에게 전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의 전통적인 오프라인 증권사가 투자자 자신이 투자과정을 관리하는 셀프서비스식의 온라인 방식보다 수수료가 비싼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트레이드가 창립 초기에 급속한 확장을 꾀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증권사들 보다 절대적으로 싼 수수료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권업계 내에서도 수수료 낮추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러한 강점은 차차 희석되고 있다. 둘째로는 공격적인 리베이트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트레이드는 거래 횟수가 많아질수록 할인폭이 커지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트레이드는 자사의 사이트로 주식매매를 할 경우 4개월을 기준으로 거래 29건까지는 19.95달러, 74건까지는 14.95달러, 그 이상의 경우 9.95달러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4개월 동안 75회 거래가 적은 회수는 아니지만 최근 데이트레이더가 급증하고 있어 이러한 리베이트는 타사에 비해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셋째, 다양한 차트와 그래픽을 이용해 일반투자자들에게 접근이 용이하고 손쉬운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부문이 몇 년 전만 해도 한정된 전문가들만이 접근 가능한 전문분야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대단히 혁명적인 성과다. 그 외 고객 커뮤니티 등 다양한 온라인만의 장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 새로운 문제...오프라인은 적이 아닌 기회 세계 최초의 순수 온라인전문 증권사라는 점을 강조해 온 이트레이드가 최근 새로운 문제에 봉착한 것 같다. 오프라인 지점을 개설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이트레이드는 지점이 없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 본사만해도 약 1300명의 전화상담원을 배치, 고객의 상담과 여러 불편상황들을 즉각 처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었다. 인터넷 역시 투자정보를 가능한 한 최대로 공개, 자체적인 기업팀은 없지만 여러 리서치 전문회사들의 종목분석 리포트 등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이트레이드는 지난 4월 맨하탄 다운타운의 메디슨 스트리트에 첫 오프라인 점포를 개설했고 올해 미국 전역에 걸쳐 약 20여 개의 소지점을 열어 지역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8500여대의 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 오프라인적 요소도 적극 도입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트레이드의 움직임은 투자부터 종목분석, 거래중개 까지 전면적인 풀(full)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증권사들이 온라인 분야에까지 진출하면서 영역을 잠식해 오기 시작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지점을 확충, 오프라인 증권사들과 정면승부를 벌여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또 오히려 저렴한 수수료와 자가매매 방식을 선호해 온라인 증권사들의 주 고객으로 자리잡았던 개인투자자들이 오히려 지점 개설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도 이트레이드의 방향선회의 한 요인이 됐다. 온라인 증권사들의 여러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투자에 관한 조언을 듣고자 할 때 얼굴을 직접 맞대로 상담할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 역시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합전략을 새로이 도입하고 있는 기업은 비단 이트레이드 뿐만은 아니며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 증권사들은 개별 시장에서 각자의 영업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온오프(on-off) 통폐합의 물결 속에 전면전에 돌입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트레이드가 가꾸고 지켜온 여러 가지 온라인 증권사만의 장점들이 앞으로도 존속되리라는 것은 명백하겠지만 오프라인 증권사와의 경쟁, 고객 수요의 다양화 등 여러 시장여건의 변화에 직면해 이를 기회로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모습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현재 이트레이드의 당면과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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