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실적 고공비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올 3분기가 여행 ‘대목’으로 꼽힌 데다 주요 LCC가 기재·노선을 확충하고 외연을 넓히며 3분기 역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지난달 25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해외 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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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 LCC는 3분기에도 호실적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올해 3분기에 각각 671억원, 52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4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1분기 흑자에 성공한 티웨이항공은 3분기에 62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3개 분기 연속 흑자 행렬에 합류한다.
앞서 이들 항공사들은 상반기에 코로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인해 폭증한 여객 수요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진에어는 1027억원을, 티웨이항공은 1023억원을, 제주항공은 93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항공업계의 전통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 이어 ‘늦캉스족’(늦게 휴가를 가는 사람들)까지 늘면서 하반기도 실적 고공 비행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요 LCC는 노선을 확충하며 여객 수요 맞추기에 나섰다. 특히 고효율 노선으로 꼽히는 일본 노선 운항이 활발하다.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일본 노선을 운항 중인 제주항공은 취항 노선과 일본 내 교통을 연계한 혜택을 제공하며 일본 여행객을 잡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달부터 인천발 사가 노선 운항을 재개했고, 진에어는 부산발 도쿄(나리타) 노선을 이달 말부터 주 7회 신규 운항한다.
침체했던 중화권 노선도 속속 재개하며 수익성을 올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내달부터 인천발 마카오 노선을 재운항하고, 지난 8~9월에는 베이징·홍콩 등 주요 도시를 잇는 노선도 운항하고 있다. 에어부산도 지난 7월부터 부산~마카오 노선을 3년 만에 재개하며 중화권 노선 확장의 물꼬를 텄다.
높은 실적으로 역량을 마련한 만큼 기재 확보에도 속도를 올린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내로 9호기를 도입하며 총 7대의 항공기를 연내 추가로 확보한다. 그간 기재 도입이 주춤했던 진에어 역시 연말께 항공기를 두 대가량 확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제주항공 역시 미뤄뒀던 기재를 공급받는 가운데 IT 계열사까지 편입하며 서비스 품질 고도화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달 에이케이아이에스(AKIS)를 자회사로 편입한 제주항공은 이를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발판으로 삼고 고객 편의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에서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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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대내외적 문제로 고유가·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면서 연말 LCC 업계의 수익성 확보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항공기 운항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가 치솟으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실적 ‘원상 복구’를 점치던 LCC 업체들의 수익성 담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4.34% 폭등한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됐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국제선 운임은 ㎞당 84원으로 가정하고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상승으로 지난 8월부터 연료비 부담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해외여행 수요가 좋지만 결국 경기 사이클을 따라 둔화하거나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꺾일 것이란 우려가 따라다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LCC 업계는 이에 신중한 운영 전략을 통해 수익성 반등세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효율적인 운항을 통해 반등한 여객 수요에 발을 맞추며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LCC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고환율 변수로 수익 확보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돌파하기 위한 운항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나은 하반기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