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이 물어뜯은 폭스테리어…견주 “불쌍해서 입마개 빼줬다”

  • 등록 2019-07-04 오전 8:55:36

    수정 2019-07-04 오전 8:55:36

(사진=SBS ‘8시 뉴스’ 화면 캡처)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폭스테리어가 입마개를 하지 않고 집 밖을 나왔다가 4세 여아를 물어뜯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개는 이미 여러 차례 주민들을 공격했지만, 입마개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SBS는 지난달 21일 경기도 용인시 한 아파트 복도에서 4세 여아가 같은 아파트 주민이 키우는 12㎏짜리 폭스테리어에게 허벅지를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폐쇄회로(CC)TV영상을 3일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엔 한 견주가 폭스테리어와 함께 복도에 서 있다. 이때 비상구 문이 열리고 어린아이들이 복도로 들어오자 폭스테리어는 말릴 틈도 없이 아이들에게 달려간다. 이후 한 여자아이의 다리를 문다. 놀란 견주는 급히 개 목줄을 잡아당겼지만, 폭스테리어가 아이를 놓지 않아 아이는 끌려가다 바닥에 나동그라진다. 이 사고로 아이는 허벅지에 큰 흉터가 남았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개가 심하게 물어뜯어 아이가 바닥으로 내팽개쳐진 상태였다. 아이가 바들바들 떨더라”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폭스테리어가 사람을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폭스테리어는 올해 1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의 성기를 무는 등 수차례 주민들을 공격했다. 당시 피해를 입었던 초등학생 아버지는 SBS에 “아들을 물고 흔들어서 좀 많이 물리고 많이 찢어진 상태였다”며 “1㎜만 더 깊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주민들의 항의가 쏟아졌고 견주는 입마개 착용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지난달에도 입마개를 하지 않고 나왔다가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 1일에도 입마개를 하지 않은 채 지하 주차장을 걷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당 견주는 “너무 오랫동안 차고 있어서 불쌍해서 이렇게 살짝 빼줬다. (입마개를) 빼고 지하 1층 가서 보니까 아무도 없고 한산했다”라고 SBS에 말했다.

현행법상 폭스테리어 견종은 맹견이 아니라 입마개 착용을 강제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도사견을 포함한 5종이 맹견으로 분류돼 이 5종에 한해서만 입마개 착용이 의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SBS는 “맹견으로 분류되지 않은 개들이 공격성을 띠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지만, 입마개 착용을 강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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