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누구라도 이번 개헌을 최순실 게이트를 덮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민주당 대표 추미애입니다.
1. 국민은 정권연장을 위한 음모적 개헌을 용납하지 않을 것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통령과 청와대가 주도하는 개헌을 임기 안에 완수하겠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국론분열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며 논의조차 거부되던 개헌은 갑자기 구국의 결단처럼 포장되었습니다. 발표 불과 20분 전에 국회의장실에서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눈 여야 대표들에게는 일언반구 설명도 없이 마치 군사작전을 하듯 보안을 지켰습니다. 저는 어제 10월 유신을 연상하였습니다.
누구라도 이번 개헌을 최순실 게이트를 덮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눈덩이처럼 터져 나오는 최순실 게이트를 덮으려는 순실개헌이자, 지지도가 바닥에 떨어진 정권의 교체를 피하려는 정권연장음모로 나온 개헌을 국민들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2. 최순실게이트의 해명과 사과, 최순실의 소환이 도리이고 우선
대통령은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꿔 개헌주도를 선포했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그런데 최순실은?”,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창조경제를 빙자해 사금고를 채우고자 전경련을 비틀고, 대한항공 등 대기업 인사를 쥐락펴락하고,
대한민국의 대표사학 이화여대를 주무르더니, 급기야 대통령의 온갖 연설문을 미리 보고받고
밑줄을 그어 수정했다고까지 합니다.
국민은 이제 의심을 넘어 경악하고 있습니다. 최순실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지난 몇 년동안 대한민국은 과연 어떻게 움직여진 겁니까?
최순실이 권력 1위, 정윤회가 권력 2위라는 이야기는 대체 뭡니까?
대통령의 친동생들보다 막강한 최순실과 정윤회의 권력암투가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이번 개헌이 과연 단순히
최순실게이트를 덮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 아닌 그 어떤 어두운 세력이
뒤에서 주도하는 것인지 진정한 실체와 진실은 무엇입니까?
진실과 동떨어진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헌법의 개정을 맡길 국민이
어느 나라 어느 곳에 있겠습니까?
대통령이 오늘 할 일, 임기 중에 완수할 일은 따로 있습니다.
단군 이래 최악, 세계사상 유례없는 국기문란·국정농단 의혹사건인 최순실게이트에 대해
먼저 사과하고 철저히 해명하고, 당장 최순실을 국내소환해서 조사받게 해야 합니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3. 국민주권개헌의 4대원칙
우리 당과 우리 당의 주요한 지도자들은
그간 다양한 각도에서 개헌문제를 검토해왔습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향후 개헌논의에 접근하는 원칙으로
다음 네 가지를 제시합니다.
둘째, 국가대계를 위한 개헌이 한 정권의 위기모면과 정권연장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임기말의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개헌논의에서 빠져 국정과 민생에 전념하며
국회와 여야정당이 개헌논의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개헌이 진정한 정치개혁과 정치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표의 등가성과 다양성을
보장하는 선거구제 개혁 등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합니다.
넷째, 인권, 안전, 환경, 분권, 국민행복 등의 가치를 담는 미래지향적이고 통일지향적인 개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당은 이러한 원칙 아래 당 내에 개헌연구 자문회의를 구성하고,
국민과 함께 국민주권개헌 대토론회를 개최하며,
국회에서의 질서 있는 논의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4. 민주당은 국민의 편에서 경제와 민생을 챙길 것
이 순간에도 국민은 취업난, 산업붕괴, 사교육부담, 부채급증에 고통받고 있고,
세월호와 백남기농민 사망 등의 진상규명은 제 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국민에겐 대통령의 개헌놀이보다 민생이 절박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철저하게 국민 편에 서서 민생과 경제를 챙기겠습니다.
국기문란과 국정농단, 비선실세들의 발호를 뿌리 뽑고,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에 단호하게 맞서면서
오직 국민 편에서 경제와 민생을 최우선으로 지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대한민국을 지켜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