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미국 정보당국이 3년 전 사살된 오사마 빈 라덴(사진)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 전(前) 지도자의 가상 아바타(virtual avatar)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이번 주에 밝혀진 미국 국가정보국(ODNI)의 기밀 백서를 분석해 “알카에다가 사이버 전쟁을 위해 만들어낸 빈 라덴 가상 아바타가 불사(immortal)의 존재가 될까봐 미국 정보당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오사마 빈 라덴의 모습(사진=FT) |
|
지난 2008년 전문가들이 작성해 ODNI에 제출한 총 126 페이지 분량의 이 백서에서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 투사)들이 빈 라덴 아바타에 목소리를 덧입혀 마치 그가 살아있는 것처럼 만들 것을 생각해보라”며 “이 아바타는 (이슬람)의 과격한 신념을 주입시켜 사람들을 세뇌하거나 개종하고 (테러단체로) 모집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백서는 “이 아바타가 향후 수백 년 동안 ‘파트와(이슬람법에 따른 명령)’를 퍼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서는 미국과학자연합(FAS) 정부기밀 전문가 스티븐 애프터굿이 ODNI에 정보공개청구를 요구하며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스티브 애프터굿은 “일어날 수도 있는 일에 대해 시나리오를 짜고 (최악의) 결과를 대처할 수 있는 대응방안 마련에 자극을 주기 위해 한 조사”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ODNI 측은 백서 관련 내용에 대한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