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전환형 소비(Conversion)
연구원은 우선 소비에 대한 사고방식이 소유 중심에서 이용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가계의 내구재 지출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금융위기 이후 정체된 상태다. 실제 자동차, 가전, 가구를 포함해 내구재 지출은 2007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내구재 지출 비중은 2003년 3.5%에서 2007년 5.2%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불황이 지속하면서 2009~2012년 내구재 소비 규모는 약 12만원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대신 소비 관련 인식이 이용 가치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임대·렌털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2008~2011년 주거용 건물 임대업은 연평균 27.6%의 고성장세를 보인 반면 주거용건물 개발 및 공급업은 연 평균 1.7%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비데나 정수기 중심의 임대·렌털 시장이 가전, 가구 등으로 확장하면서 관련 임대업도 같은 기간 연평균 29.1% 성장했다.
◇미래 대비형 소비(Concern)
불확실성이 커지자 미래에 대해 불안·걱정이 가중되면서 가계가 이에 대비하는 소비를 늘리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보험비 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이다. 가계의 보험비(민간보험) 지출 추이를 살펴본 결과 2007~2009년을 제외하고 증가하는 추세다. 총소비지출 대비 보험비(민간보험) 지출 비중은 2008년 2.5%에서 2012년 2.8%로 소폭 증가했고, 공적 보험인 연금이나 사회보험 지출까지 모두 고려할 경우 총 가계지출 대비 보험(공보험+민간보험) 지출 비중은 2003년 7.1%에서 2012년 9.0%까지 상승했다. 아울러 미래에 대한 불안에 불황까지 겹치면서 복권 판매가 과열되고 있다는 점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빠르고 간편한 것을 찾는 싱글슈머(Single+Consumer)가 소비패턴도 바꾸고 있다. 이들이 선호하는 가공식품 소비가 늘고있고, 편의점도 여타 판매업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08~2011년 3년간 소매 판매업의 연평균 성장률을 살펴본 결과, 백화점은 5.9%, 대형 마트는 4.1%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소비자의 접근성이 뛰어난 편의점(체인화 편의점)과 슈퍼마켓의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12.0%와 12.6%를 보였다. 가깝고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 반영돼 접근성이 높은 판매채널이 높은 성장세로 나타났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충전형 소비(Charge)
◇위로형 소비(Comfort)
가족 규모가 줄고 경쟁은 심화하면서 고독과 스트레스가 커지자 정신적·심리적 안정을 추구하는 위로형 소비가 늘고 있다. 특히 애완동물을 통해 심리적 고독감을 위안받으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가계의 애완동물 관련 지출이 증가하면서 덩달아 애완동물산업 매출액 또한 급증하는 추세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소비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나 소비패턴 변화에 발맞춰 관련 제도를 손질하고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