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조 정부 지원받는 LH..언발에 오줌누기?

1년치 이자에도 못 미쳐..자금조달 애로
자금부족 연간 10조 웃돌아..크레딧시장 `AA`급 홀대
  • 등록 2010-09-29 오전 10:07:19

    수정 2010-09-29 오전 11:21:58

마켓 인 | 이 기사는 09월 29일 09시 3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정부가 공룡부채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내년 예산 1조원 등 3조3000억원을 수혈키로 했다. 3조3000억원은 적은 돈이 아니지만, LH의 1년치 이자에도 못 미쳐 벌써부터 `언발에 오줌누기`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막대한 부채와 자금조달 애로로 인해 추진사업들이 하나 둘 중단되는 가운데 계획의 60%만 진행하더라도 부족한 자금은 3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미 크레딧시장에서 LH는 `AAA`보다 한참 낮은 `AA`급의 수모를 받고 있다.

◇ LH 이자비용 연간 3.75조..5대그룹보다 많아

29일 한국거래소와 공정거래위원회,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 현대차(005380)SK(003600), LG(003550), 롯데 등 5대그룹의 이자비용은 총 3조540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LH의 이자비용(총차입금 74조9811억원*5%)은 3조7500억원으로 5대그룹을 합친 것보다 2100억원이나 많았다.

10대그룹의 평균 이자비용은 그룹당 4916억원으로 LH 이자비용의 14%에 불과했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재무제표상 나타나는 LH의 이자비용은 금융비용 자본화 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이자부담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총차입금에 5%수준의 이자율을 곱하는 게 좀 더 실제에 가까울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해부!지방공기업)⑥착시효과 `주의보`

재무제표상 2009년말 LH의 이자비용은 3824억원 수준으로 75조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감안하면 재무제표상 연간 이자율은 평균 0.5%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LH의 영업익은 1조3000억원으로 10대그룹의 그룹당 평균 영업익(3조3300억원)의 3분의 1수준에 머물렀다.

◇ 만년적자 석탄공사와 동급 수모

`빌린 돈을 제 때 갚을 수 있느냐`. 부채상환 능력에 중점을 둔 크레딧 시장에서 LH는 이미 `AAA`의 공기업이 아니다. 정부의 1조원 지원금도 100일치 이자비용에 불과한 만큼 막대한 빚을 제 때 갚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자료: 채권평가 3사


실제로 지난 13일기준 LH 공사채의 스프레드(국고5년물과의 금리차)는 60bp 언저리까지 높아졌다. 같은 공기업인 가스공사(036460), 지역난방공사(071320), 한국전력(015760) 등의 스프레드가 30~40bp 수준임을 감안하면 크게 차이가 난다.

LH를 비롯한 공기업들은 현재 국가등급과 같은 `AAA`로 평가되고 있지만, 실제 유통시장에서 LH 채권은 여타 공사채보다 더 높은 이자를 줘야만 거래가 된다는 의미다. 만년적자를 기록중인 석탄공사보다 스프레드가 낮다는 데 만족해야 하는 수준이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과도한 부채비율, 사업 확장 등으로 현재 LH의 신용도는 `AA`급에 머물고 있다"며 "LH의 스프레드가 AAA급으로 축소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 자금부족 `심각`..돌파구 찾아야

LH는 당초 토지, 주택분양을 통해 올해 20조3000억원의 대금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8월말 기준 현재 7조6000억원(37%)을 회수하는데 그쳤다.

또 기관들의 LH 보유한도 초과, 부채증가에 따른 신용도 저하 등으로 LH 채권 인수를 기피해 7월이후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 보금자리 주택사업, 2기 신도시, 세종시 등 LH가 진행해야 할 사업은 총 414개, 425조원에 달한다. LH가 모든 사업을 추진할 경우 연간 45조원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며, 연간 20조원이상 자금부족이 발생할 전망이다.

한 증권사는 "이같은 LH 기조가 이어질 경우 2012년엔 차입금 잔액이 137조원으로 작년보다 83%나 늘어날 것"이라며 "계획의 60%인 연간 25조~30조원의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자금부족액은 3년간 33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LH측은 "7월이후 자금조달용 채권 발행이 어려워 현재 자금집행 억제 방안을 시행중"이라며 "공사법 개정을 통한 정부의 손실 보전과 함께 LH 신용보강으로 자금조달에 차질이 없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평사 관계자는 "현재 채권 발행이나 부동산 매각이 여의치 않고, 정부지원도 여론이 좋지 않아 결국 많은 사업을 포기하거나 중단, 연기해야 할 것"이라며 "공공사업을 하는 독점 공기업이 아니었다면 이미 예전에 파산했겠지만 현재 LH의 재무구조는 `공기업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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