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체들 사라진다"..美 자동차 회생 `찬물`

모토로라·PPG 등 車부품사업 접고 사업다각화
부품사업에 `올인`했던 업체들 파산행렬
R&D 늘려 기술혁신 성공 불구 타산 안맞아
  • 등록 2007-07-30 오전 11:07:38

    수정 2007-07-30 오전 11:07:38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미국 자동차 산업의 침몰을 예감한 탓일까. 미국의 주요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사업 다각화를 서두르며 자동차 산업으로부터 탈출 러시를 벌이고 있다.

▲ 미국 GDP에서 자동차 및 부품산업이 차지하는 비중

이제는 세계 굴지의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우뚝 선 모토로라는 지난해 자동차 센서 및 컨트롤 관련 사업부를 10억달러에 매각하기로 독일 컨티넨털 AG와 합의했다.
 
유리와 코팅 제품을 생산하는 피츠버그 소재 부품 업체 PPG 인터스트리도 자동차 앞유리 사업부문을 매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모토로라 및 PPG와 반대의 길을 걸었던, 업체들의 운명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인 델파이를 비롯, 타워 오토모티브 등 자동차 부품 산업에 `다걸기`했던 업체들은 현재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 제조업체연합(MAPI)의 다니엘 멕스트로스 이코노미스트도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출혈이 빚어지는 자동차 산업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면 부품 업체들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한 것"이라며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최근 동향을 지지했다.

연구개발을 확대해 혁신과 전문성 강화를 추구해왔던 부품 업체들에게도 시장은 할만큼 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1920년대 말부터 자동차 라디오 부품을 생산한 모토로라의 경우 자동차 부품 사업부를 포기하지 않고 스마트키 시스템 등 기술혁신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러나 모든 자동차 관련 사업부가 최근 몇년간 실적부진을 거듭하자 모토로라도 결국 80여년간 운영해왔던 부품 사업부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부품 업체들의 자동차 산업 탈출 러시는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회생 기미를 보이고 있는 때 벌어지는 것이어서 업계가 받는 충격은 더 크다. 지난 2분기 동안 제너럴 모터스(GM)의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는 반등에 성공했고, 포드의 실적은 2년여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 의존도를 줄이는 데 성공함으로써 회사를 살린 SPX사의 크리스 커니 최고경영자(CEO)의 말을 들어보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사업 다각화가 왜 필수불가결한 지를 알 수 있다.

커니 CEO는 "SPX사가 자동차 산업으로부터 빠져나오기로 결정한 것은 전적으로 성장 전망에 기인한 것이었다"라고 말한다. 10년전 SPX는 매출의 90%를 자동차 부품 산업에서 거뒀으나 현재 이 회사의 자동차 관련 업종 매출은 3%이하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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