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암,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모르지만, 음주·흡연·불량한 구강위생 등 위험요인 지적
초기 증상 없으면 가볍게 생각 많아, 의심 증상 보이면 조기에 병원 찾아야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수술… 40세이상 흡연·음주자 1년 1회 구강검진 권고
  • 등록 2024-10-26 오전 9:19:04

    수정 2024-10-26 오전 10:04:1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구강(口腔)은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첫 관문이다. 치아로 음식물 잘게 부수고 인두(咽頭)를 통해 식도로 음식물을 보내는 역할을 한다. 또 구강의 혀, 입천장 등은 인두의 구조물과 상호 작용해 말하고 삼키는 중요한 기능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구강암은 입술, 혀, 뺨의 안쪽 표면, 경구개(입천장의 앞부분), 잇몸 등 입안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구강암은 대부분 편평세포암종(squamous cell carcinoma)이다. 이외에 구강점막의 작은 침샘에서 발생하는 타액선(침샘)암, 턱뼈나 안면부의 근육 등의 연조직(육아조직)에서 발생하는 육종, 구강점막의 입천장, 볼점막, 잇몸 등에서 발생하는 멜라닌세포의 이상인 악성흑색종, 드물게 림프종 등이 발생한다.

김현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치과 교수는 “구강암은 종양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주변 연부 조직, 심지어 뼈까지 파괴하고, 더 진행하면 경부의 임파선으로 퍼져 전신의 다른 기관까지 전이될 수 있다”며 “특히 치료 후 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환자 5년간 20% 증가… 의심증상 시 조기 진단·치료 중요

국내 구강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 구강암 신규 환자는 4371명으로 2016년 3628명 대비 5년간 20.5% 증가했다. 성별로는 2021년 기준 남성 3159명, 여성 1212명으로 남성 환자가 2.6배 더 많다. 구강암의 인구 10만 명 당 발생률(조발생률)은 8.5명이다. 5년 생존율은 악성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50~60%로 보고된다. 다만 구강암의 경우 완전히 치료하더라도 이후 새로운 구강암이나 두경부암이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추적 관철이 중요하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위험요인으로 △흡연 △음주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자외선 노출 △불량한 구강 위생 △과일과 채소가 부족한 식이와 영양결핍 △약화된 면역 체계 △유전적 감수성 등이 거론된다.

증상은 발생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2~3주가 지나도 낫지 않는 구강 내 궤양(입병) △구강 내 특정 부위의 지속적인 출혈 △갑작스러운 치아의 흔들림 △지속적인 구강 내 이물감 △턱이나 입술이 얼얼하게 마취된 느낌 △목에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지속해서 무언가 걸린 느낌 △치아나 턱 주변의 통증 △구강 점막의 변색 또는 착색 △입이 안 벌어지는 경우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김현제 교수는 “구강암은 초기에 통증을 동반하지 않고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흔히 생기는 상처라고 생각해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수술… 40세 이상 1년 1회 구강검진 권고

구강암은 보통 의심되는 부위의 조직검사로 진단한다. 진단된 후에는 암이 침범된 정도와 전이 여부 확인을 위해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촬영),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 등의 영상검사와 혈액검사 등을 시행한다.

구강암의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구강암 수술은 암조직·경부림프절 제거와 재건술로 이뤄진다. 드물지만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에 앞서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김현제 교수는 “종양이 작은 경우에는 주변 조직을 활용해 암조직이 제거된 결손 부위를 재건하고 큰 종양을 제거해 결손 부위가 큰 경우에는 환자의 적절한 조직을 활용해 재건이 이뤄진다”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의 딥러닝(Deep Learning)을 활용한 분석기술을 통해 환자를 빠르게 진단하는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강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구강 내 청결을 철저히 하고 주요 위험인자인 음주와 흡연을 삼가야 한다. 특히 과거 담배를 피웠거나 현재 피우고 있다면 적어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치과를 찾아 구강 내 이상 소견은 없는지 살피도록 한다.

입술에 생기는 구순암은 햇빛 노출과 관련이 크다. 직업상 햇빛 노출이 많은 편이라면 햇빛이 강한 낮에 활동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고, 차양이 있는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 입술 크림 등을 사용해 자외선 노출을 막아야 한다.

김현제 교수는 “구강암의 경우 조기 발견하고 수술하게 되면 생존율이 80% 이상으로 올라가고 예후도 좋다”며 “흡연이나 술을 많이 하는 40세 이상의 성인은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당부했다.

◇ 구강암에 대한 잘못된 상식

1. 어린아이는 구강암에 걸리지 않는다?

-NO! 구강암은 어릴 때 걸릴수록 전이가 빠르고 더 침습적이다.

2. 구강암은 통증이 있어 쉽게 분별할 수 있다?

-NO! 구강암 초기에는 통증이 없는 단순 궤양일 수 있다.

3. 구강암은 흡연자에게만 발생한다?

-NO! 흡연자에서 발생률이 높지만 절대적이지는 않다. 구내 환경에 따라 확률이 많이 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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